경기도가 수원 광교신도시에 분양을 임대로 대체한 이른바 ‘경기도형 중산층 임대주택’ 모델을 선보인다. 전세가격 시세의 85~90% 정도의 임대료(보증금+월세)를 내면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를 제공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광교신도시의 전용면적 85㎡(33평형) 아파트의 매매 시세는 9억원, 전세가격은 4억5000만원 정도로, 이 임대주택 모델이 실행되면 4억원 정도의 임대료로 20년 이상 살 수 있는 아파트를 제공받는 셈이다.
경기도시공사는 광교신도시 내 A17블록(옛 법원·검찰청 부지)를 시범사업지구로 선정해 549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전용면적 60~85㎡ 이하로 이 가운데 20%는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에게 특별공급된다.
입주자는 주변 전세가 시세의 90% 수준의 보증금 및 월세를 내고, 광교신도시의 우수한 주거환경에서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된다.
보증금과 월세 비율은 입주자 조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85㎡(33평형) 주변 전세가가 4억5000만원(추정치)인 경우 95%를 반영하는 일반공급은 보증금 2억5000만원에 월세 67만원, 85%를 반영하는 특별공급은 보증금 2억2400만원에 월세 6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청소, 돌봄 등의 고품질 서비스는 원가수준에 이용할 수 있다.
사업은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 의한 ‘공공지원민간임대’ 방식의 리츠사업(이하 리츠)으로 추진되며, 경기도시공사가 출자자로 참여하는 택지공모형 민간사업자 공모를 통해 건설 및 재무투자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경기도시공사가 공공지원민간임대리츠에 토지를 매각하고 출자해 배당을 받는 방식이어서 공사의 재무건전성은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공사측은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이재명 지사의 핵심정책인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를 통해 개발이익을 도민에게 환원하는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이헌욱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이제는 주거에서 이용으로, 분양에서 임대로, 단순임대에서 주거서비스로 변환이 필요하며 임대를 고민하는 소비자의 주거 선택권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가 국내 첫 도입하는 이번 사업은 과도한 대출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분양주택 부지를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수에게 혜택을 주는 로또분양 및 투기조장 등의 폐단을 없애고, 고품질의 주거서비스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집 걱정 빚 걱정 없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