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비해 국회에서 비상대기하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곧바로 장외로 향했다. 한국당은 원내에서는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 특검을 추진하고 장외에서는 출퇴근 시위 등 서울·수도권 집회를 진행키로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9일 오후 3시간 동안 진행된 긴급 의원총회 직후 “문재인 정권이 조 장관을 임명한 폭거에 대해 모든 힘을 모아 총력 투쟁키로 했다”며 “국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나라를 지키기 위한 마음을 알리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의총에서는 지도부 천막 투쟁이나 의원직 총사퇴 등 대여 투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은 추석 연휴가 끝날 때까지 서울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 장외 집회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황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에게는 연휴를 즐길 여유가 없다”며 “그 기간 강력한 투쟁을 할 것이고 중앙에서, 각 지역에서도 폭정을 막아내기 위한 총력 투쟁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 등 9월 정기국회 일정은 일단 참여키로 했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국회는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해임건의안 제출, 국정조사, 특검에 대해서는 범야권과 힘을 합치겠다. 국회라는 아주 중요한 투쟁 수단을 절대 놓지 않고 국회 중심의 투쟁도 가열차게 하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한국당 등 야당과 힘을 합쳐 해임건의안 국회 표결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긴급원내대책회의에서 “조국 임명 강행은 문재인 정권의 도덕성 파탄 선언이자 정권 입맛대로 검찰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국 퇴진 행동에 나설 것이다. 조국은 단 하루도 법무부 장관 자리에 있어선 안 되는 인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당은 조 장관 임명 강행을 민심 이반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늘부로 문 대통령의 정의·공정·평등은 사망했다”며 “정의롭지 못한 자가 어떻게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고 검찰개혁을 한다는 말인가. 대통령은 더는 그 입에서 정의·공정·평등을 말하지 말라”고 남겼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는 사망했다”며 “문 대통령의 조국 임명은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검찰을 압박한 것으로도 모자라 국민을 지배하려 하는 시도이자 국민 기만, 국민 조롱”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론이 이미 돌아선 상황에서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국민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참 슬픈 하루다. 야당하고 싸우는 게 아니라 국민하고 싸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도 “문 대통령은 오만한 독재자가 됐다. 문 대통령의 도덕적 수준이 조 장관의 수준과 똑같이 된 것”이라며 “국민을 상대로 정권과 반대되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선전포고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지도부 책임론을 주장하며 “이제 야당에 대한 기대는 접는다. 이젠 재야가 힘을 합쳐 국민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10월 3일 광화문에서 모이자. 우리도 100만이 모여 ‘문재인 아웃’을 외쳐보자”고 페이스북 글을 남겼다.
심희정 김용현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