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 신용카드 이용액 늘었지만 실적은 뒷걸음질

입력 2019-09-10 04:06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이 하락세를 이어갔다. 카드 발급 규모와 이용액은 늘고 있지만 순이익은 줄어드는 형국이다.

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신용카드 영업실적’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국제회계기준·IFRS)은 9405억원으로 집계돼 1년 전보다 2.7%(263억원) 줄어들었다. 금융 당국의 감독규정 기준으로 산출된 올 상반기 순이익은 7705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8101억원) 대비 4.9% 감소한 규모다.

신용카드 누적 발급 수는 지난 6월까지 1억870만장으로 전년 동월(1억226만장) 대비 6.3% 증가했다. 체크카드 발급 수도 1억1178만장으로 1년 전과 비교해 0.3% 늘었다. 상반기 카드·체크카드 이용액은 42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05조6000억원)보다 5.1% 증가했다.

카드 이용 규모가 늘었는데도 카드사 순이익이 떨어진 건 올해 실시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분석된다. 카드사들의 올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1년 전보다 0.2%(134억원) 감소했다. 수수료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마케팅 등을 줄이면서 할부 수수료 수익(1789억원)은 23.0% 증가했다. 대체 수입원으로 카드론 영업을 확대하면서 카드론 수익(686억원)도 3.7% 늘었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마케팅 비용 등 총비용이 3.1%(3461억원) 늘면서 전년 상반기 대비 순이익이 줄었다.

카드사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현재 1.61%로 1년 전보다 0.14% 포인트 올랐다. 카드대출 부문의 연체율은 2.56%로 1년 새 0.23% 포인트 상승했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3.1%로 전년 동월 대비 0.1% 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대출 연체율 추이 등 건전성 동향을 점검하면서 카드업계의 신규 수익원 창출과 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