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빠진 이례적 임명식… 기소된 조국 부인 배려인듯

입력 2019-09-10 04:02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 교수는 나오지 않았다. 정 교수뿐 아니라 9일 임명장을 받은 나머지 장관 및 장관급 인사 6명의 배우자들도 모두 수여식에 불참했다. 현 정부 들어 고위 공직자 임명장 수여식에는 배우자가 함께 참석해 대통령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는 게 관례였는데, 이날에는 그런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이날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조 장관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장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이 열렸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한 명씩 대통령 옆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후 문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고, 발언을 마친 뒤 신임 장관들과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했다.

정 교수가 나오지 않은 것을 두고 여권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를 청와대로 부를 경우 더 큰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를 청와대로 부르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얘기다. 이 해석이 맞는다면 나머지 6명의 배우자들은 정 교수의 사정 때문에 덩달아 불참하게 된 셈이다.

현 정부 들어서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 대사 등의 임명장, 신임장 수여식에 배우자도 초청해 왔다. 지난 7월 25일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는 윤 총장의 부인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이후 환담에서는 “우리 사모님께도 축하 말씀 드린다”고 했다.

배우자 대신 다른 가족이 수여식에 참석한 경우도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시어머니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어머니가 참석했다.

다만 이번이 배우자 등 가족 불참의 첫 사례는 아니다. 2017년 11월 당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 때도 배우자가 참석하지 않았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