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폴드 따라잡겠다” 中 업체들 발걸음 분주

입력 2019-09-09 04:05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IFA 2019’에서 관람객이 갤럭시 폴드를 체험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의 성공 여부는 매출이 아니라 기술적 우수성, 경쟁사의 폴더블 시장 진입 등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폴더블폰을 만드는 것 자체가 아직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수익성보다는 폴더블폰이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6일 한국 시장에 처음 출시된 갤럭시 폴드의 출발은 긍정적이다. 갤럭시 폴드는 판매 하루 만에 매진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18일부터 예약 판매 형태로 다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폴드 예약자 90%가 남성이었다. 연령별로는 2030세대가 60%였다. IT 기기에 관심이 많은 2030 젊은 남성이 폴드 주요 고객층이라는 것이다. 제품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다. 특히 7.3형 대화면을 사용하다 반으로 접어서 휴대할 수 있다는 점이 생각했던 것보다 좋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1세대 제품임에도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갤럭시 폴드를 예의주시하던 중국 업체들도 따라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는 다음 달쯤 폴더블폰 ‘메이트X’를 판매할 계획이다. 8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 2019에서 메이트X 글로벌 출시 일정을 밝혔다. 화웨이는 올해 2월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발표한 직후 메이트X를 공개하며 폴더블폰 라이벌 구도 형성에 나섰다. 원래 6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갤럭시 폴드 출시가 연기되면서 화웨이도 판매 일정을 미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의 기술 수준이 아직 삼성전자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중국 업체가 실제로 폴더블폰을 양산해 시장에 내놓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IFA에서 갤럭시 폴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한 반면 화웨이는 전시 부스에 메이트X를 내놓지 않았다. 대신 미디어를 대상으로 별도로 초청해 제품을 시연했다.

중국 TCL도 부스에 폴더블폰 시제품을 전시했는데 눈으로 볼 수만 있도록 유리관에 넣어뒀다. 업계 관계자는 “휘는 디스플레이 자체는 이미 나와 있기 때문에 전시용 제품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면서 “갤럭시 폴드가 리뷰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져 5개월 후에나 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중국 업체가 단번에 완성도를 높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