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말기 환우 섬김… “하루하루가 소중한 이들 복음 잘 받아들여”

입력 2019-09-10 17:59
몽골 초원의집 이경환 선교사(앞줄 가운데)와 병원 직원들. 초원의집 제공

몽골 초원의집(대표 이경환 목사, 이사장 양성수 장로)은 한국 선교사에 의해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세워진 호스피스 병원이다. 호스피스 섬김은 처음에는 연세 NGO의 이름으로 2001년부터 가정방문(홈비지팅)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그해 여름 한국 연세사회복지재단과 몽골 국립암센터, 미국CMDA가 몽골에서 호스피스 사역을 하기로 삼자 간 합의하고 호스피스 홈케어 섬김을 울란바토르에서 시작하게 됐다. 이경환 박인선 선교사는 그린홈 NGO를 새로 만들어 홈케어를 시작했다. 2002년에 울란바토르 동쪽 헌 건물을 매입한 뒤 2년여 동안 건평 205평(대지 1400평)의 현 건물로 리모델링했다. 2005년에는 몽골 보건부의 정식 허가를 얻어 몽골에서 최초로 독립형 호스피스 시설이 됐다. 2006년 이경환 박인선 선교사는 G.M.S에 허입이 됨으로 바울선교회와 듀얼 멤버십이 되었고, 2019년 현재 초원의집에는 직원 19명이 73명의 환우들을 홈케어와 입원으로 열심히 섬기고 있다.

섬김의 모든 선교사역이 다 귀하고 각기 어려움이 많은데도, 호스피스를 한다고 하면 ‘얼마나 어려우냐’ ‘너무 수고가 많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이 선교사 부부는 큰 어려움을 모르고 20여년 순탄하게 그리고 즐겁게 이 일을 해오고 있다. 호스피스 섬김의 대상은 잔여 생명이 6개월여 남은 말기 환우와 그 가족이다. 현대의학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는 선고를 받았고 죽음으로 가는 방향을 되돌릴 수 없는 세상 관점으로 보자면 너무 슬픈 사람들이다. 그러나 영적인 측면으로 보면 절대로 그렇지가 않다.

이 선교사는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기에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하고 진지하게 충실하게 살려고 애쓴다. 죽음 이후에도 무엇이 있는지를 열심히 알고 싶어 하기에 소망의 복음이 전해지면 너무나도 쉽게 받아들인다. 호스피스 환우들은 복음서에 나타난 좋은 땅의 소유자라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복음을 전하려면 말할 것도 없이 대상이 필요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바쁜 세상이다 보니 서로에게 시간을 내주기를 주저하게 된다. 때문에 전도자는 복음을 들을 대상자를 찾는 데만도 많은 에너지가 소요가 된다. 어렵게 대상을 얻은 뒤 복음을 전해도 될 만큼의 좋은 관계를 형성해야만 복음전도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호스피스 선교에서는 대부분 환우가 병원에 스스로 찾아오며 일단 병원에 오면 도망가지 않고 대부분 예수님 사랑을 전하는 복음을 거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대다수는 너무 쉽게 복음을 받아들이기에 복음의 수용성이 매우 크고 고효율 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선교사는 “호스피스 선교란 군함으로 비유하자면 마치 항공모함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는 규모와 크기를 말함이 아니라 기능과 특징이 그렇다는 말이다. 복음전파를 위한 병원이기에 환우 집에 찾아가서 혹은 환우를 찾아오는 방문객에게 언제라도 복음을 전할 수 있고 자체적으로 보수교육도 할 수 있다”며 “비자를 제한하는 등 몽골에도 선교환경이 예전보다 현저히 나빠지고 있다. 한국교회의 선교 열의도 많이 식어서 5년 전부터는 서늘한 정도를 체감할 정도이더니 3~4년 전부터는 정말 심상치 않다. 때문에 선교 주체인 우리도 여건만 된다면 선교전략을 선택과 집중하는 게 좋다. 호스피스 선교는 분명히 대안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몽골 호스피스 선교를 20년 하면서 매사 분에 넘치는 은혜에 감격하고 감사했지만 그동안 호스피스 선교는 연합사역으로 안정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데 있어서 최적화된 선교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울란바토르=진주언 드림업 기자 jinwndjs6789@dreamu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