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13호 태풍 ‘링링’이 7일 수도권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링링이 2012년 우리나라를 관통해 40여명의 사망·실종자 피해를 남긴 태풍 ‘볼라벤’과 비슷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 해상을 향해 북진 중인 링링은 7일 오전 9시 전남 목포 서쪽 약 120㎞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후 3시쯤에는 서울 서남서쪽 약 140㎞ 해상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링링은 7일 오후 5시 전후로는 황해도에 상륙한 뒤 북한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링링으로 인해 제주도와 남해안, 서쪽 지방의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50m, 섬 지방에는 초속 55m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정도 바람이 불면 자동차가 뒤집히고 나무가 뿌리째 뽑힐 수 있다.
기상청은 “8일 새벽까지 전국에 매우 강한 바람과 비로 인한 큰 피해가 우려되니 각별한 유의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링링은 2000년 ‘쁘라삐룬’, 2010년 ‘곤파스’, 2012년 ‘볼라벤’과 흡사하지만 진로나 강도를 따져보면 볼라벤과 가장 닮았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볼라벤은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51.8m(역대 6위)를 기록하며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전국에서 190만명이 정전 피해를 겪었고, 9000여 헥타르(㏊)의 농장이 파괴됐다. 당시 볼라벤에 이어 태풍 ‘덴빈’까지 한반도를 덮치면서 재산피해액은 6356억원(역대 4위)에 달했다. 사망·실종자는 40여명이나 됐다.
정부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해 대응에 나섰다. 또 종전 ‘주의’였던 위기경보도 ‘경계’로 상향 조정했다. 중대본은 관계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자체 비상근무체계를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태풍 현장 대응 및 지원을 위해 행안부 과장급으로 구성된 현장상황관리관들을 파견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각 지자체에 위험시설, 재해 우려 지역에 대한 현장예찰 및 예방조치를 재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피해 발생 시 응급복구에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 물자를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둘레길을 포함한 등산로, 공원 내 야영장 등을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가용 가능한 교통경찰을 총동원해 교통 통제·정체 등의 상황에 집중 대응키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하상·지하 도로 등을 지날 때는 안전 운전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