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집약·생산유연성 핵심… 차세대 바이오 생산 시설

입력 2019-09-08 18:19
효율성과 유연성을 강화한 암젠 싱가포르 공장.

대표 바이오산업 강국 중 하나로 꼽히는 싱가포르는 정부 차원에서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 각종 인프라와 교육 기관 등이 입지해 산·학이 협업을 이룰 수 있는 바이오 R&D 산업단지인 ‘바이오폴리스’와 바이오 제조·생산 산업 단지인 ‘투아스 바이오메디컬 파크’를 조성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바이오테크놀로지 리딩 기업 암젠의 첫 번째 아시아 생산거점인 싱가포르 생산시설(ASM, Amgen Singapore Manufacturing)은 암젠의 글로벌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바이오 클러스터 내에 설립됐다. ‘환자를 위한다’는 기업 미션 하에 혁신적인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기술 집약’과 ‘생산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암젠만의 바이오 노하우를 집결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로, ▲차세대 바이오 생산시설(Next-Generation Biomanufacturing) ▲화학합성의약품 생산시설(Chemical Synthesis Manufacturing) ▲각 생산시설을 지원하는 ‘차세대 생산지원시설’(Next-Generation Workplace)로 이루어져 있다. 무엇보다 생산 유연성과 효율성, 생산속도 등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핵심 기술들이 집약돼 있으며, 암젠이 주력하고 있는 골질환 및 종양학 치료 분야에서 제공하는 혁신적인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최종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하는 글로벌 생산시설로 제공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1회용 플라스틱 백을 사용해 쉽게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모습.

특히 바이오 생산 분야에서 최신 혁신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단일사용시스템’(single-use system)과 ‘모듈화설계방식’(modular design and construction)을 차용해 환경 친화적인 생산시설로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하나의 생산시설에서 다양한 종류의 의약품을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기 위해 이와 같은 생산 유연성이 높은 설비,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바로 암젠이 자랑하는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의 특징이다. 또 세포 배양과 정제에 중점을 두어 최종 바이오의약품의 기본이 되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며, 바이오의약품 품질을 좌우하는 목표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한 최적의 생산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제임스 웨이드너(James Weidner) 암젠 싱가포르 생산시설 공정개발 부문 총괄 책임자는 “환자들에 적합한 치료제 찾는 데서 시작해 전 세계에 약물을 공급하는 고도화 집적 통합시설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연한 모듈화 설계방식이 더해진 생산 설비들은 암젠의 생산 역량을 안정적으로 높임과 동시에 뛰어난 생산 속도와 생산 유연성을 보장한다. 이와 함께 컨테이너 등 대부분의 설비에 기동력을 더해 자유롭게 위치를 변동할 수 있어, 고정식 설비를 사용하는 일반 시설에 비해 쉽게 구조를 변경할 수 있다. 과거 스테인리스로 제작된 표준설비와 달리, 비싸고 복잡한 시설 개보수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도 하나의 특징이다. 토드 왈드론(Todd Waldron) 암젠 싱가포르 생산시설 제조부문 총괄 책임자는 “예전에 비해 집약적이고 함축된 시설로, 주요 핵심기술을 통해 설계된 차세대 생산시설은 생산성이 뛰어난 공정이 강점”이라며 “단일사용시스템이라는 새로운 공정을 사용해 모듈별 공정이 진행되고, 단일 사용이라 청소도 필요 없다. 특히 유연한 생산시설은 기술이전도 더 빨리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바이오 생산시설의 규모는 약 12만 제곱피트(약 3373평)로 일반적인 의약품 생산시설 면적의 약 16%에 불과하지만 기존의 바이오의약품 시설 대비 못지않은 생산성을 보인다. 건설 단계부터 생산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집약형 설계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또 해당 시설이 차지하는 제조 면적을 축소시킴으로써 완공기간도 2년이 채 걸리지 않아 공사기간을 크게 단축했다. 이로 인해 시설 조성에 필요한 자본 역시 25% 절감됐으며, 시설 운영비도 2분의 1 정도 감축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뿐만아니라 기존 생산시설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을 각각 약 70% 정도로 감소시키고, 공업용수 사용량은 45% 줄이는 효과도 거두었다. 이처럼 유연한 생산 환경을 통해 암젠은 시장의 변화하는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궁극적으로는 혁신적인 의약품을 더욱 빠르게 환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싱가포르=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