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예 고수들의 경연, 기량도 대회 운영 수준도 빛났다

입력 2019-09-05 23:10
크라쉬(우즈베키스탄 전통 무술) 선수 이현정(아래)이 지난 3일 한국교통대 체육관에서 열린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여자 57㎏ 준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 마킬리요크혼 율다시바 선수를 메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세계 최고 수준의 무예 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2019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이 6일 충주체육관에서 열리는 폐회식을 끝으로 감동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충북에서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세계 유일의 국제 종합무예 경기대회’다. 우려와 달리 성숙한 시민의식과 국제적인 대회 운영, 수준 높은 경기력 등으로 호평을 얻었다.

충주무예마스터십은 지난달 30일 개막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106개국 2414명의 선수가 참가해 195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했다.

우즈베키스탄 전통 무예 ‘크라쉬’나 프랑스식 킥복싱 ‘사바테’, 6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벨트레슬링’, 인도에서 유래한 투기종목 ‘카바디’ 등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종목들이 주목을 받았다. 관중들을 종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지만 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에 박수와 환호로 화답하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크라쉬 여자 52㎏에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건 이경하(20) 선수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과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에 너무 감격스러웠다”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것과 같은 벅찬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제스포츠계의 관심도 높았다. 라파엘 키울리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회장은 “이번 세계무예마스터십을 통해 존중, 진실성, 헌신 그리고 열정의 가치들을 확인했다”며 “무예를 통해 세계를 하나로 만들겠다는 비전 그리고 전 세계에 평화와 화합을 증진시키겠다는 비전은 강력하고 가치 있는 목표”이라고 호평했다.

WMC(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31일 세계 무예 리더스 포럼를 개최한 뒤 기념촬영 하는 모습. 충북도 제공

이번 대회는 달라진 무예마스터십의 위상을 실감하는 대회였다. 전 종목 경기를 국제연맹(IF)이 주관했고,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에만 적용됐던 랭킹포인트제를 그대로 적용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양대 스포츠기구로 인정받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가 공식 후원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중국 등이 오는 2023년 열릴 예정인 차기 세계무예마스터십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관계자는 “충북도와 WMC는 세계무예마스터십 세 번째 대회를 해외에서 개최하는데 공을 들여왔다”며 “내년 8월쯤 발표될 제3회 대회 개최지는 해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51편의 무예액션 영화가 무료로 상영된 2019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와 2019충주무술축제 등 다양하고 풍성한 문화프로그램 운영으로 ‘무예와 문화의 화합’ 명성을 얻었다.

충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