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처음으로 나왔다.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낙마했던 공직 후보자들의 의혹을 다 합치더라도 조 후보자의 것보다 가볍다는 비판이었다. 조 후보자가 자연인의 입장에서 수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도 제시됐다.
임무영(56·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검 검사는 4일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임 검사는 “의혹들 중 굵직한 것만 골라도 자녀의 입시비리, 웅동학원 관련 토지매매대금 포탈, 사모펀드와 투자금 의혹 등 세 가지가 있다”며 “과거의 다른 후보자들이라면 그중 한 가지 정도의 의혹만으로도 사퇴했을 것”이라고 했다. 임 검사는 조 후보자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임 검사는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문창극 총리 후보자, 박희태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이 직을 내려놓았던 이유를 설명한 뒤 “조 후보자보다 더 무거운 의혹을 받았던 분들은 없다”고 했다. 그는 조 후보자의 과거 트윗에 빗대 “조 후보자는 언관에 탄핵당하고 있음에도 사실 여부를 떠나 사직하기는커녕, 새로이 장관에 취임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검사는 조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국민들은 누구도 그 결론을 믿지 않아 분쟁은 끝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혹시라도 조 후보자의 혐의가 인정되는 안타까운 결론이 내려진다면 검찰에 구속되는 현직 법무부 장관이라는 사상 초유의 비극적 사태가 발생할까 두렵다”고 했다.
6개월간 해외에서 정책연수를 했다는 임 검사는 “이프로스에 들어와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이렇게 아무 언급이 없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어차피 조국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테니, 장관한테 밉보여서 괜히 손해를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이러는 거라면 참으로 실망스럽다”며 “이러고도 검찰이 정의를 논할 자격이 있을까요?”라고 썼다. 임 검사의 글은 조회수가 높았지만 한동안 댓글이 달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