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되는 정부 규제에 부동산 시장 내 공급 감소 우려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던 중대형 아파트 및 고급 주거시설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더불어 고급 주거단지의 전유물로 치부됐던 하이엔드 커뮤니티 시설이 소비자들의 주택 구매에서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부각되는 추세다.
올해 6월 KB부동산이 사이트 회원 7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택구매 및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요자들은 주택 구입 시 가장 우선하는 조건으로 커뮤니티 시설을 포함한 주변 생활환경을 가장 우선시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의 40.57%가 해당 항목을 선택해 교통(33.61%), 출퇴근 거리(16.29%) 등을 크게 상회했다.
이 같은 흐름은 상류층 중심 고급 주거단지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 오피니언리더 및 연예인을 비롯해 각종 셀럽이 대거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급 주거단지는 다양한 하이엔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품격있는 내부 설계와 인테리어, 호텔급 컨시어지 서비스 등과 함께 고품격 커뮤니티 시설이 주거 문화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른바 ‘셀럽 아파트’로 더 유명한 성수동 ‘트리마제’,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한남동 ‘한남더힐’,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등이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완비한 대표적 주거시설이다. 이들 단지 내에는 비즈니스 라운지, 골프연습장, 수영장, 사우나, 클럽하우스, 북카페, 게스트룸, 파티룸 등이 골고루 마련돼 있다.
실제 커뮤니티 시설에 힘을 준 단지들은 집값 상승폭도 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2017년 11월 24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 136㎡ 은 올해 7월 62%(15억2000만원) 상승한 3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124㎡ 타입도 2015년 17억8908만원에서 지난해 11월 29억9998만원으로 매매가가 대비 67%(12억1090만원) 올랐다. 2014년 1월 8억2000만원에 거래됐던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59㎡ 타입은 더 크게 올라 올해 7월 1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무려 137%(11억3000만원)의 매매가 상승을 기록했다.
최근 청약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6월 마포에서 분양한 고급 오피스텔 ‘리버뷰 나루 하우스’는 최고 경쟁률 30대 1을 기록했다. 단지 내 실내·외 수영장과 입주민 전용 클럽라운지, 커뮤니티 가든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고급 주거시설 공급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공급되는 팬트하우스 ‘팬트힐 논현’은 올 10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프라이빗 풀(수영장)과 피트니스·클럽하우스·프라이빗 가든 등 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룸클리닝과 세탁대행, 발레파킹 등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 등도 제공된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덕수궁 디팰리스’도 분양을 앞두고 있다. 가든라운지, 루프탑 가든,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스파. 골프연습장 등을 완비했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들어서는 ‘해운대 엘시티 더 레지던스’도 입주민 전용 라운지와 피트니스 클럽, 사우나 등 조성은 물론 발레파킹과 각종 예약업무 등을 비롯한 컨시어지 서비스와 함께 분양에 나선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