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는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어와 수학은 지난해보다 다소 쉬워졌지만 영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은 지난해 ‘불수능’에 비해 난도가 다소 내려갈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방심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국어는 평소 어려웠던 기술지문도 지문 길이가 짧아지고 내용 자체도 다소 쉬워졌다”며 “6월 모의평가와 지난 수능에 비해 평이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능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원점수 만점자에게 주어지는 점수)이 역대 가장 높은 150점으로 ‘불수능’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올해 6월 모의평가 역시 표준점수 최고점이 144점이어서 녹록지 않은 시험이었다.
최상위권 변별을 위한 고난도 문항으로는 30번과 41번이 꼽혔다. 30번은 사회지문으로 소유권, 양도, 양수, 반환청구권 등 생소한 법률용어가 수험생을 괴롭혔을 것으로 분석했다. 41번은 스마트폰 위치 추적 관련 기술지문이었다. 메가스터디는 “EBS교재를 거의 반영하지 않아 배경지식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내용 이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학은 가/나형 모두 작년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다고 분석됐다. 가형은 초고난도인 이른바 ‘킬러 문항’의 난도는 낮아졌지만 준킬러 문항 수는 많아졌다. 메가스터디는 “21번이 처음 미적분 단원이 아닌 이차곡선 단원에서 출제됐다. 21, 30번 등 킬러급 문항 또한 계산으로 해결되는 문항으로 출제돼 계산력에 따라 상위권이 변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과 수험생이 주로 치르는 나형에선 수험생들이 30번(미적분)에서 애를 먹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종로학원은 “킬러 문항이 조금 쉬워져 상위권 학생은 쉽게 느꼈을 수 있지만 중간 난도 문항이 변별력 있어 부담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절대평가로 등급만 발표되는 영어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다. 진학사는 “1등급 비율이 5.3%였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고, 1등급 비율이 7.8%였던 올해 6월 모의평가에 비해서는 약간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고난도 유형의 난도는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지만 지문들이 시간을 좀 더 요구하는 형태로 출제됐다. 이로 인해 문항의 자체 난도보다는 시간 관리 문제로 등급이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종로학원은 “올해 수능 영어는 작년 수능과 6월 모의평가 사이로 난이도가 설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