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 선두주자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8·사진) 중의원이 “육아휴직을 고려 중”이라고 밝혀 그가 일본 국회 최초로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의원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고이즈미 의원이 실제로 육아휴직에 들어갈 경우 아베 신조 총리가 오는 11일 발표할 예정인 개각에서 입각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놓고 일본 내에서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TV아사히 등이 전했다.
고이즈미 의원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육아휴직과 관련해 “솔직히 생각하고 있다”면서 “의원으로서 최선의 형식을 생각하고 싶다.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7일 인기 아나운서 다키가와 크리스텔과의 결혼을 발표할 때 예비신부의 임신 사실을 공개했으며, 다음 날 바로 혼인신고를 했다.
고이즈미 의원이 실제로 육아휴직에 들어갈 경우 일본 국회의원으로서는 처음이다. 다만 현재 일본에서는 국회의원의 육아휴직 제도가 없기 때문에 관련 입법을 하든지, 아니면 본회의에 결석계를 제출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일본 언론은 설명했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남자는 일, 여자는 가정’이라는 생각이 뿌리깊어 구미 국가와 비교할 때 남성 육아휴직자가 많지 않다. 일본의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2017년 기준 7.4%에 불과하다.
고이즈미 의원이 유아휴직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이후 일본 내에서 반대 의견이 높은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국민을 대신해 일하는 의원인 만큼 육아휴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입각한 뒤 육아휴직을 해서 업무에서 떠난다면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이즈미 의원의 육아휴직을 반대하는 이들 중 일부는 의원 자신의 육아휴직을 가기보다는 일반 국민이 더 많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끔 만들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고이즈미 의원이 육아휴직을 최종 결심할 경우 입각을 거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고이즈미 의원이 일단 입각한 후 육아휴직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여성이 빛나는 사회를 만들겠다’면서 여성 인재 육성의 일환으로 가정에서 남성의 육아휴직을 장려하기로 했다. 따라서 고이즈미 의원이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여성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고 아베 정권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