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전날 더불어민주당에 요청해 이뤄진 국회 기자간담회에 맞서 자유한국당은 3일 조 후보자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딸 관련 문제와 사모펀드, 웅동학원과 위장이혼 의혹을 중심으로 조 후보자 해명을 반박하며 “거짓으로 점철된 해명이었다”고 주장했다.
조국 딸에 ‘보이지 않는 손’ 작동 의혹
우선 조 후보자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문제가 검증 대상에 올랐다. 주광덕 의원은 이날 조 후보자 딸의 한영외고 재학시절 성적을 공개했다. 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영어 과목 중 작문·독해 성적은 6~7등급으로 하위 등급이었으며 영어회화만이 유일하게 4등급이었다. 주 의원은 “조 후보자는 딸이 영어를 잘했기 때문에 논문 번역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고 했지만 이는 거짓 해명”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조 후보자는 ‘딸이 국어시험만 치면 양을 받았다’고 했다”며 “조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의학논문은 영어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수들이 말하는 내용을 이해해야 번역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태 의원은 “2008년 당시 논문 저자 등재 기준이 느슨하고 모호했다”는 조 후보자 해명을 반박했다. 김 의원은 “2005년 황우석 사태 이후 과학기술부에서 연구지침을 내려 논문 저자 등재 기준이 엄격해졌다”고 말했다. 김도읍 의원도 “조 후보자는 서울대 교수이던 2008년 황우석 사건을 계기로 연구윤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개설된 수업의 강의를 맡은 적이 있다”며 조 후보자의 해명이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의사 출신 박인숙 의원은 “의사이자 연구자 입장에서 말한다”며 “고등학생이 2주 참관하고 쓸 수 있는 수준의 논문이 아니다. 저자 등재 기준이 느슨해 그랬다는 해명은 학계를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곽상도 의원은 서울대와 부산대에서 지급한 장학금 문제를 짚었다. 곽 의원은 “일반 국민에게는 한 번도 어려운 ‘보이지 않는 손’이 조 후보자에게만 많이 작동한다”고 주장했다. 신청하지 않은 장학금이 주어지고, 유급한 상황에서도 장학금이 지급된 점을 언급하며 “누군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해서 만들어준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곽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휴학하며 첨부한 진단서에 대해서도 “발행기관과 병명, 진단의사가 누군지 아무것도 나와 있지 않은 허위 백지 진단서”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의 ‘스펙 부풀리기’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은재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이 고려대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일부 경력을 속여 썼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제백신연구소(IVI) 인턴십은 확인해보니 5박6일짜리 캠프였다”고 했다. 이어 “제네바 유엔 인권인턴십도 아주 예외적으로 고등학생을 포함시켰다고 한다”며 “부모의 영향력 없이는 참여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국 사모펀드 몰랐다?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알게 됐다는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집중 검증이 이뤄졌다. 조 후보자 가족이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블루코어밸류업 1호 펀드에 74억5500만원 투자약정한 배경에 대해 장제원 의원은 “‘내 멋대로 펀드’를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이 제시한 펀드 정관에 따르면 이 펀드의 총 규모는 100억1100만원으로, 3분의 2 이상 지분을 갖고 있으면 회사 재산분배, 정관 변경 등 많은 사안을 의결할 수 있다. 또 장 의원은 민정수석 임명 이후 5촌 조카 조언으로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조 후보자 해명을 반박했다. 장 의원은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것은 2017년 4월이고, 펀드에 투자한 시점은 그해 7월”이라며 “그런데 앞서 3월에 조 후보자 처남은 후보자 아내로부터 3억원을 빌려 해당 펀드에 투자를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면 처남과 5촌 조카가 후보자 아내도 모르게 아는 사이였던 것이냐. 시점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조 후보자 아내가 미리 펀드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사 출신의 김용남 전 의원도 “조 후보자는 서울대 교수였을 때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먹튀 논쟁’을 가장 비난했던 사람”이라며 “사모펀드가 뭔지도 모르면서 론스타 비난에 앞장섰던 것이냐”고 따졌다. 이어 우회상장 계획을 담은 코링크PE의 내부 문서를 제시하며 “이 우회상장 계획대로라면 조 후보자 가족이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구조”라며 조 후보자 가족이 우회상장을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고 거액을 투자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점식 의원은 블루코어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중소기업 웰스씨앤티가 관급공사를 대거 수주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조달청 나라장터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았는데,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이후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있는 단체로부터 수주한 내역이 83%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웅동학원·위장이혼 의혹 계속
채무관계와 민사소송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웅동학원 의혹도 쟁점이 됐다.
정점식 의원은 “조 후보자 동생은 고려시티개발 대표로 있으면서 웅동학원 공사를 맡았는데 이후 외환위기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2006년 소송을 냈다”며 “그런데 소송이 진행될 때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소송을 전담하는 웅동학원 사무국장을 조 후보자 동생으로 교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웅동학원은 해당 소송에 일절 응하지 않아 패소해 100억원에 가까운 채무를 부담하게 된다”며 “‘짜고 치는 재판’이었다. 당시 이사로 있었던 조 후보자는 소송을 묵인했는데 이는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조 후보자 동생이 채무를 면탈하기 위해 전 제수와 이혼한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2009년 4월에 이혼했다고 하는데 그 이후 기간에도 조 후보자 동생과 전 제수가 주식회가 카페휴고의 대표이사로 있다”며 “이는 위장이혼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가현 박재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