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리학회가 5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조국(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의학논문의 처리방안을 논의한다. 논문 작성과 등재 과정에서 절차적·윤리적 위반이 있는지가 핵심이다.
장세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은 이사회를 앞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고등학생이 이해하고 쓸 수 있는 논문이 아니다”며 “영어를 잘하면 된다는 말은 어림없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장 이사장은 “논문을 영어로 투고할 땐 처음부터 영어로 작성한다”며 “한글로 먼저 쓰고 번역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의 영어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논문을 직접 작성하려면 내용을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의 딸이 고교 2학년 때 실험에 참여한 논문 제목은 ‘주산기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에서 eNOS 유전자 다형성’이다. 대한의사협회는 해당 논문이 논란이 되자 전문을 한글로 번역해 공개했다.
장 이사장은 “의사협회가 올린 한글 전문을 보면 고교생이 스스로 쓸 수 있는지 국민들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굉장히 어려운 내용이다. 그렇게 간단하다면 지금 한 번 써 보라고 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일반 고교생도 반나절이면 실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담긴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장 이사장은 이에 대해 “사실 관계를 자꾸 왜곡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논점이 흐려지지 않도록 학회는 논문을 폄하하는 논리에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복잡한 사안이니 논문 책임저자도 소명해야 한다”며 “만약 소명자료가 오지 않아도 이사회 논의는 진행된다”고 전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