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능 모의평가 끝낸 자여… 우선 너 ‘자신’을 알라!

입력 2019-09-07 04:03
사진=게티이미지

대입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최종 리허설인 9월 모의평가가 지난 4일 치러졌고, 6일부터 대학들은 수시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수험생들은 자기 공부도 하면서 대입 전략도 짜야 하는 머리 아픈 시즌이다. 입시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수시 전략 포인트’를 정리했다.

① 9월 모의평가 성적 냉정하게 분석

9월 모의평가 성적은 6장이나 되는 수시 지원 카드를 어떻게 쓸지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자료다. 수능 출제 당국이 주관하는 6월, 9월 모의평가에는 재수생이나 반수생도 참여하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첫 번째 판단할 사항은 수능 최저기준 충족 여부다. 수시에 지원하려는 대학의 모집단위(학과, 학부)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설정했는지, 이 기준을 자신이 충족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최저기준 충족에 자신이 없다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전략이다.

수시 지원 대학 및 학과의 범위를 정할 때도 9월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먼저 9월 모의평가 성적으로 정시합격 가능 대학 및 학과를 알아봐야 한다. 정시합격 가능 대학 및 학과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6회 지원 카드를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특히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을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른바 ‘수시 납치’로, 수능 성적이 높게 나왔는데 수시에 합격해 정시 지원 기회가 없다면 땅을 칠 수 있다.

수시 대학별 고사 일정도 고려 대상이다. 수능 이전에 보는지 수능 이후에 보는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수능 성적이 잘 나와서 정시 지원이 유리할 경우 대학별 고사를 치르지 않는 방법으로 수시 납치를 피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6월 모의평가 성적도 판단에 활용하라고 입을 모은다. 만약 6월 모의평가보다 9월에 성적이 상승했다면 정시 수능전형을 최종 목표로 삼고, 수시모집에서는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대학에 소신지원 해볼 필요가 있다. 통상 6월 모의평가보다 9월 모의평가에 재수생이나 반수생이 더 많이 몰린다. 수능에 강점이 있는 재수생이나 반수생이 더 많이 치르는 시험에서 성적이 올라갔다면 실제 수능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공격적으로 전략을 짜도 된다는 얘기다.

반면 9월 모의평가 성적이 6월보다 하락한 경우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선부터 위아래로 범위를 넓혀 지원하는 게 권장된다. 실제 수능 성적이 예상보다 낮게 나왔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또한 서류 100% 전형이나 수능 이전에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전형 가운데 정시에서 합격이 쉽지 않은 대학이라면 수시 지원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통상 수능 이전에 대학별고사를 치르는 전형은 수능 이후에 실시하는 전형보다 경쟁률이 낮기 때문이다.


② 대학별 전형 일정 꼼꼼하게 확인

모의평가 성적 분석이 끝나면 대학별 고사 일정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대학별 고사 일정도 수시 전략 수립에 중요한 요소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정이 겹치면 수시 지원 기회를 허망하게 날릴 수 있다. 또한 일정 변화가 있거나 경쟁 대학과 겹치는 경우 경쟁률 변화도 있을 수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예를 들어 지난해에는 연세대가 수능 이후 논술고사를 실시했는데 2020학년도에는 수능 이전으로 옮겨 경쟁률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 숙명여대의 경우 2019학년도(숙명인재)에는 수능 전에 면접을 치렀으나 2020학년도(숙명인재Ⅱ)에는 수능 이후로 변경돼 경쟁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험일이 겹치면 수험생이 분산돼 실질 경쟁률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지원 전략 수립에 참고해야 한다. 예를 들어 논술전형의 경우 인문계열은 건국대, 경희대(일부), 성균관대, 숙명여대(일부) 등이 11월 16일에 나란히 시험을 본다. 자연계열은 건국대, 경희대(일부), 서강대, 숙명여대 등이 이날 시험을 치른다.

대학별 복수 지원 허용 정책도 확인해야 한다. 수시에선 6회 지원 범위에서 전형 간 복수 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이 많다. 그러나 대학마다 정책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지원 기회를 허비하고 싶지 않으면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졸업연도 지원 자격이 있는지도 경쟁 상대가 달라지기 때문에 살펴볼 요소다.

③ 자신에게 맞는 수능 마무리 전략을

수능까지 두 달여 남은 상황이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시기다. 두 차례의 모의평가 성적과 전형 일정 등으로 자신이 주력해야 할 전형의 밑그림이 그려졌다면 맞춤형 마무리 학습 계획을 세워놓는 게 좋다.

만약 수능 최저기준이 설정된 수시 전형에 주력한다면 국어 수학 영어 탐구 4개 영역 가운데 우수한 영역을 선택해 확실하게 높은 등급을 받도록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 의대같은 최상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형에서는 수능 최저기준을 일부 영역만 반영하기 때문이다. 만약 탐구 한 과목만 반영하는 전형이 있다면 수능 최저기준 충족 시 유리할 수 있으므로 전략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정시에 주력하는 경우 4개 영역을 골고루 학습해야 한다. 다만 대학별로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효과적이다. 목표 대학의 수능 반영 방식에 따른 유불리를 따져 남은 기간 힘을 줄 과목과 뺄 과목을 구분해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는 게 권장된다. 수능 총점이 같더라도 대학별 혹은 모집단위별로 수능 점수 반영 방식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 절대평가인 영어 성적을 반영하는 방식 역시 대학별로 제각각이란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남아 있는 입시 일정을 체크한 후, 본인의 수시 정시 입시 일정과 학습계획을 정리한 ‘나만의 개인 입시 일정표’를 만들면 좋다”며 “수시 지원 대학의 대학별고사 일정, 각종 서류 제출 일정 등과 함께 정시 일정을 고려한 수능 대비전략 등이 담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