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방북 왕이와 김정은 방중 논의한 듯

입력 2019-09-04 04:07
왕이(왼쪽)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고 있다. 왕 부장은 4일까지인 방북 기간 중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다음 달 김 위원장의 방중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공전 중인 가운데 북한이 중국과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밀착을 과시했다. 회담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문제가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양국 우호관계와 북한 비핵화 협상 등 한반도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3일 밝혔다. 특히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두 외교 수장이 서로 최근 상황을 통보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더 큰 공헌을 하기 위해 긴밀한 소통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왕 위원은 회담에서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6월 방북이 큰 성공을 거뒀고, 양국의 전통적 우호와 전략적 신뢰관계를 크게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리 외무상은 “김 위원장의 최근 네 차례 방중과 시 주석의 방북으로 북·중 관계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며 “북·중 우호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북한 당과 국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화답했다.

왕 위원은 4일까지인 방북기간 중 김 위원장과 면담하고 내달 방중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다음 달 1일 베이징에서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할 예정인데, 김 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아울러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로 혼란이 이어지는 홍콩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왕 위원이 홍콩 정세를 설명하자 리 외무상이 홍콩은 ‘중국의 홍콩’으로 외부 세력이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중국 입장을 강력히 지지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북·중 간 밀착은 각각 미국과 진행 중인 비핵화 협상 및 무역 협상에서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북·미 협상 재개의 신호탄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몇 주 전 외국 카운터파트들과의 회동에서 “미국이 북한에 속고 있는 것 같은 걱정이 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국과 일본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또 북한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략 12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원료를 추가로 생산했다는 미 국방정보국(DIA) 자료도 전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실험 의미를 축소시키는 바람에 북한에 무기를 발전시킬 시간을 줬다”고 비판했다.

최승욱 기자,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