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중·고졸 연이어 통과-81세 할머니, 초졸 최고령 합격

입력 2019-09-03 20:00

거동 문제로 시험장에 가는 게 힘들었던 중증장애인 여성이 중·고졸 검정고시에 내리합격했다. 자택에서 시험을 볼 수 있는 ‘찾아가는 검정고시’가 생긴 덕분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급 지체·뇌병변 장애인 이시영(41)씨가 지난해 중졸 검정고시 통과에 이어 올해 고졸 검정고시를 최종 합격해 3일 서울 중구 서울시교육청 건물에서 열린 올해 2회차 수여식에서 합격증서를 받았다고 밝혔다(사진).

이씨는 중졸, 고졸 시험 모두 자택이나 인근 복지관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찾아가는 검정고시’ 서비스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용했다. 이 서비스는 서울시교육청이 2년째 시행했다. 이씨는 “앞으로는 수능에 도전해 국문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는 초졸 시험을 통과한 박명숙(81)씨였다. 박씨는 “어린 시절 초등학교 졸업장 수여식을 사흘 남기고 한국전쟁이 터져 졸업을 하지 못했다. 먹고사느라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못하고 살았다”면서 “시험 결과보다도 내 인생에 시험을 치른 것 자체가 기쁘다”고 소감을 내놨다.

중졸 검정고시에서는 이모(72)씨가, 고졸 검정고시에서는 나모(79)씨가 최고령 합격자였다. 안모(12)군은 가장 어린 나이로 고졸 시험에 합격했다. 올해 시험에는 1, 2차에 총 1만2098명이 응시해 1만455명이 통과, 79.06%가 합격했다.

조효석 박구인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