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혜성미용실’은 불에 달군 인두로 파마를 해주는 옛 미용방식을 30년간 고수하고 있다. 금천구 남문시장 골목을 지키는 ‘금복상회’에선 단돈 3000원이면 장인이 직접 문구를 새겨주는 나만의 명찰을 만들 수 있다.
새로움을 뜻하는 ‘뉴(new)’와 복고 감성을 뜻하는 ‘레트로(retro)’가 만난 ‘뉴트로(new-tro)’가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서울의 ‘오래가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래가게’는 시민이 뽑은 개인 점포로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업 후 30년 이상 운영했거나 2대 이상 전통계승 혹은 대물림 되는 가게를 우선 대상으로 한다. 지난 2년간 총 65곳이 선정됐다. 서울시는 이번에 추가로 9개구 22곳을 발굴해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22곳은 강서구 3곳(공항칼국수·등촌동 최월선칼국수·자성당약국), 관악구 3곳(그날이 오면·미림분식·휘가로), 구로구 1곳(혜성미용실), 금천구 2곳(금복상회·평택쌀상회), 동작구 2곳(설화철물·터방내), 영등포 6곳(맨투맨양복점·미도파꽃집·삼우치킨센터·상진다방·신흥상회·쌍마스튜디오), 강북구 2곳(서울스튜디오·황해이발관), 용산구 2곳(대성표구사·합덕슈퍼), 종로구 1곳(거안)이다.
전통공예와 관련된 업종이 많았던 종로·을지로 일대, 서점·사진관·화방 등 예술 관련 분야가 많았던 서북권 지역과는 달리 서남권 지역에는 다방·음식점·미용실 등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가게들이 많았다. 서울시는 오래가게 주변을 관광 코스로 개발해 화려한 도시 이면에 숨어있는 오래된 것들의 가치와 오래된 가게만이 갖는 매력과 이야기를 알릴 계획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