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장남, 해외서 액상 대마 밀반입하다 적발

입력 2019-09-02 23:49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인 선호(29·사진)씨가 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하려다 인천국제공항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인천지검 강력부는 2일 이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미국에서 출발한 항공기에 액상 대마 카트리지 수십개를 숨긴 뒤 전날 오전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간이 소변검사에서도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세관 당국은 입국객 검색과정에서 이씨의 액상 대마 밀반입을 적발한 뒤 그의 신병을 검찰에 인계했다.

이씨가 밀반입을 시도한 액상 대마 카트리지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SK그룹과 현대가 등 재벌가 3세들이 상습 투약한 것과 같은 종류의 ‘변종’ 마약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일단 귀가 조처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전력 여부, 마약 종류, 범죄 인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하고 있다”면서 “향후 조사 일정 등 수사와 관련한 구체적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검찰이 SK그룹과 현대가 등 다른 재벌 3세들과 다르게 이씨를 조사한 뒤 귀가 조치한 것에 대해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초 마약 의혹이 확인된 SK그룹과 현대가 등 다른 재벌 3세들은 긴급체포됐고, 수사 당국은 즉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혐의도 다를 게 없는 이씨만 석방해 줬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현장에서 마약이 확인되면 현행범 체포나 긴급체포를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검토해 봐야 한다”며 “마약 전과 여부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씨는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한 뒤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올해 5월 식품전략기획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CJ그룹은 검찰 조사 결과를 주시하고 있지만, 이씨에 대해 별도의 인사 조치는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