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 떠오른 38세 고이즈미 입각할까

입력 2019-09-03 04:06

아베 신조(65) 일본 총리가 9월 중순 개각 단행 방침을 밝히면서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차기 총리 선호도 1위에 오르며 ‘포스트 아베’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고이즈미 신지로(38·사진) 자민당 중의원의 입각 여부가 초점으로 떠올랐다.

NHK 등 일본 언론은 2일 아베 총리가 당정회의에서 내주 개각 및 자민당 수뇌부 인사 방침을 표명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집권 자민당 총재를 겸하고 있는 아베 총리가 오는 10일 자민당 인사를 단행하고 12일에 개각하는 방안과 10일에 자민당 인사와 개각을 함께하는 두 가지 일정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개각의 폭이 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젊은 인재 등용과 여성 인사 기용 등에 개각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분석했다.

아베 총리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인재들이 돌파력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며 젊은 정치인의 기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30대인 고이즈미 의원이 장관에 기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고이즈미 의원의 입각에 찬성을 표시했다.

고이즈미 의원은 아직 30대지만 2009년 정계 입문 이후 총선에서 4회 연속 당선된 4선 의원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다. 최근 스타 아나운서 다키가와 크리스텔과의 결혼을 발표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차기 총리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의원이 29%를 얻어 18%의 아베 총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2위에 머물렀고, 아베 총리의 대항마로 꼽혀 왔던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13%로 3위에 그쳤다. 고이즈미 의원은 최근 요미우리신문이 발표한 정치인 선호도 조사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이번 개각과 자민당 인사는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들로 꾸려질 전망이다. 아베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줄곧 자리를 지킨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관방장관은 이번에도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도 아베 총리의 4연임을 외칠 정도로 가까운 관계여서 유임되거나 간사장에 준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한국에 대해 강경 태도를 취해온 고노 다로 외무상과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의 거취도 관심이다. 고노 외무상은 아베와 같은 파벌이 아닌 데다 최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아베 정권 내에서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미·일 무역합의를 이끈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상이 외무상으로 기용되는 방안이 부상된다고 전했다.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를 이끈 세코 경제산업상의 경우 한국이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지만 아베 총리의 신임이 두터워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는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웃으며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악수하는 장면이 보도돼 일본 내에서 논란이 됐다. 한국에 대한 태도가 일본 정부의 기조와 달리 유화적이라는 지적이 방위성 안팎에서 나온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