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전히 의혹 해소 안 된 조국 기자간담회

입력 2019-09-03 04:01
딸 논문과 장학금, 사모펀드 등에 대해 “모른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혀… 검찰 수사가 더 중요해졌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조 후보자가 해명한 내용대로라면 조 후보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도덕적으로나 공정성에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조 후보자는 자신의 딸이 고교시절 의대교수 논문의 제1저자가 된 데 대해 “연구 성과와 실험 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정부 시절 입학사정관 제도가 만들어지고 당시 학교나 언론 모두가 인턴십을 하라고 권장했고 그에 따라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대한의사협회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 딸이 고등학생 신분으로 제1저자에 해당하는 기여를 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게 협회의 전문적 판단”이라며 해당 교수에게 논문 자진 철회를 권고했다.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2차례 유급을 받고도 6차례 장학금을 받은 것도 마찬가지다. 조 후보자는 부탁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반 국민들의 상식과 정서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는데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식의 답변만 되풀이 한 것이다.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한 기자간담회가 아니라 면죄부를 받기 위한 해명 자리나 다름없다.

조 후보자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저와 어떤 가족도 서울대 동창회에 장학금을 신청하거나, 전화해서 연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청하지도 않은 장학금을 장학회 측이 알아서 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부탁도 안했는데 2차례 유급에도 불구하고 6차례 장학금을 받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는 신청도 안했는데 장학금을 받는 신기한 일들이 왜 반복되는가.

거액을 투자한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자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렇다면 조 후보자에 대한 많은 반대 여론이 단순히 상류층에 대한 반감때문이란 말인가. 조 후보자는 부정적인 여론을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면돌파할 생각인 듯하다.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아니면 권력기관 개혁이 안 될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물론 지지자들에게는 더욱 결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많은 의혹들로 인해 국민들이 받은 상처와 실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검찰 수사가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