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욕망 줄일수록 행복 커져”

입력 2019-09-03 00:01
김기석 청파교회 목사(오른쪽)가 2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크로스로드 선교회가 주최한 제1회 아카데미의 강사로 나서 ‘목회와 인생, 그 인문학적 성찰’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행복(Happiness)은 사회적 경제적 자본(Capital)을 욕망(Desire)으로 나눈 것, 즉 ‘H=C/D’라고 미국의 문명비평가 제러미 리프킨이 ‘공감의 시대’에서 밝혔습니다. 후기산업화사회의 자본주의는 행복을 바라는 우리에게 분자인 자본을 무한정 늘릴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몸의 결핍에서 출발한 욕구가 아닌, 마음의 욕심에서 비롯한 욕망을 줄이는 것도 행복에 이르는 한 방식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성경을 통해 분모인 욕망을 줄여가는 삶을 증거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기석 청파교회 목사가 ‘목회와 인생, 그 인문학적 성찰’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목사는 크로스로드 선교회(대표 정성진 목사)가 2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제1회 크로스로드 아카데미의 강사로 나섰다. 50여명 목회자들이 모여 동서양 고전을 넘나드는 김 목사의 강의에 집중했다.

김 목사는 “성경은 주류 담론을 해체하고 새 담론을 만드는 것을 끊임없이 기록해 왔다”고 했다. 로마시대 권력을 해체하고 새 역사를 선포한 예수님 이야기, 바로왕의 권세에 맞서 제국주의의 해체를 선언한 모세 5경을 언급했다. 김 목사는 “복음이 중독에서 벗어나게 돕는 것이라면 후기산업사회가 끊임없는 소유를 통해 욕망을 키워가도록 몰아가는 삶의 방식에서 탈피하도록 도와야 한다”며 “나 홀로 우뚝 서려는 한 방향의 삶 말고 내 눈물과 남의 아픔을 이해하는 다른 삶의 방식도 가능하다는 점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인간을 다루고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신학”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동물과 갈라지는 세 지점 가운데 먼저 알타미라 동굴 벽화를 예로 들었다. 대상을 관찰하고 대상화해서 자기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여기서 예술이 시작된다고 했다. 둘째로 뗀석기 간석기 등 도구를 만들어 삶을 개선하는 것에서 과학과 기술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죽음 앞에서 ‘나는 누구, 여긴 어디’를 질문하며 종교와 철학이 생겨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예술, 과학과 기술, 종교와 철학, 이 세 분야 공부가 바로 신학의 요건”이라며 “목회자는 성경만 읽어선 안 되고 인간성의 복잡함을 이해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90분에 이른 강의는 2부 청중과의 대화를 통해 2시간 더 이어졌다.

아카데미를 주최한 정성진 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는 “한 영혼 혹은 열두 제자에 집중하는 한국교회 젊은 목회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소규모라도 세미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스로드 선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의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에 입주했으며 세미나와 강의 등을 통해 목회자의 능력을 키우는 ‘다윗의 물맷돌’ 사역에 힘쓰고 있다. 윤만식 선교회 사무총장은 “분기별 세미나와 월별 북클럽에 이어 내년엔 개척목회 콘퍼런스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