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은 29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32년 관료 출신 장관의 업무수행 능력과 비전에 대한 우려를 잔뜩 쏟아냈다. 야당 의원들은 특히 문재인정부의 ‘농업 홀대론’을 강조하며 과연 김 후보자가 장관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 정부 들어 정치인 출신 두 명의 장관도 농식품부에서 제대로 된 소신이나 철학을 갖고 이끌어가지 못했다”며 “관료 출신에 차관을 지낸 김 후보자가 과연 농업정책 미래에 대한 설계를 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강석진 의원은 “내년도 전체 정부 예산은 올해보다 평균 9.3% 증가했지만 농림부 예산은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정치인 출신이 아닌 김 후보자가 현 정부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종회 무소속 의원도 “올해 농림부 예산이 전체 정부예산 가운데 2.98%로 3%선이 무너졌다”며 “이는 사실상 농업을 무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노력해 최대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답변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익형 직불제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장관의 첫 번째 임무이고, 두 번째 임무는 대풍이 들어도 농민들을 눈물 짓게 만드는 과다한 유통비용 문제 개혁”이라며 임무 완수를 주문했다.
청문회에선 농업계 등 현장에서 관료 출신 후보자에 대한 반대 여론이 심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손금주 무소속 의원은 “관료 출신인 후보자의 농업정책 지향점과 농민단체의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농업 현장에서 후보자 지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주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세종시 공무원 특별분양을 이용한 관사 재테크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세종시 아파트를 매입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인해 거주한 적이 없다”며 “투기 목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여야는 다만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