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방예산이 올해보다 7.4% 증가한 50조1527억원으로 편성됐다. 국방예산이 5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는 최근 불확실한 안보 환경을 감안한 것이라고 증액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위력개선비가 올해보다 8.6% 늘어난 16조6915억원으로 편성됐다.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전력 확보와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연구·개발, 패트리엇 성능 개량을 비롯한 방어체계 구축 등에 6조2149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또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경항공모함 건조에 필요한 기술 개발에 271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9일 “방위력개선비에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한국군 핵심 군사능력 보강을 위한 예산 1조9470억원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병사 봉급은 병장 기준 40만5700원에서 54만900원으로 인상된다. 장병들 1인당 급식비는 8012원에서 8493원으로 6% 오른다. 국방부는 내년부터 매달 한 차례 각 부대에 삼겹살을 부식으로 제공하는 ‘삼겹살 데이’를 지정키로 했으며, 매달 한 차례 후식으로 과일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올해보다 11.5% 늘어난 내년도 예산안 2조7328억원을 편성했다. 대(對)일본 외교에 필요한 예산이 크게 늘어났다. ‘한·일 신시대 복합네트워크 구축사업’에 51억원이 편성됐는데, 이는 올해보다 4배 이상 증액된 것이다. 이 예산은 일본 지방정부와 교류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일본 주요 인사들을 한국에 초청하는 데 활용될 계획이다.
외교부는 또 미·중 갈등에 관한 외교전략을 짜는 데 필요한 예산도 새로 편성했다. 관련 정세를 분석하고 정책을 마련하는 데 1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 1조2203억원을 포함한 1조4386억원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을 위한 남북협력기금이 올해보다 1140억원 늘어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남북협력기금 20%가량을 집행했지만 올해에는 7월 말 기준 집행률이 5%에 불과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의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확고히 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식량 지원 예산은 올해 쌀 10만t에서 내년 20만t 규모로 증액했다. 반면 북한인권개선 예산은 올해 8억7000만원에서 내년 3억5000만원으로 줄었다. 북한인권재단 사무실 미납 임차료를 올해 다 갚았기 때문이라는 게 통일부 측 설명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