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자로 꼽히는 세계적 소설가 누르딘 파라(74)가 28일 한국의 남·북 분단에 대해 “남은 팔은 잘린 팔을 기억한다”고 빗대 말했다. 파라는 이날 모국 소말리아의 수난사를 그린 그의 대표작 ‘지도’로 국제 문학상인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이호철 문학상)’을 수상했다.
파라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나 역시 한국과 같은 분단국가에서 태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통일이 항상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며 “분단이 수년 동안 이어지면 ‘우리는 하나’라고 말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통일이 올 테니 긍정적이든 비관적이든 기다리는 싸움을 해야 한다”며 “통일은 상상보다 빨리 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제국주의의 폭력과 억압에 힘없이 찢어질 수밖에 없었던 모국을 바라보는 심정을 소설 ‘지도’에 담았다. 송병선 이호철 문학상 선정위원은 “소설 지도는 망명자의 눈을 통해 소말리아의 무정부 상태를 두 문장으로 보여준다”며 “‘소말리아인들의 내전은 그들의 언어다. 돈은 내전의 엔진이다’가 그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소설의 문체는 우아하고 구조는 읽어내기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