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차갑고 고집 센 똑순이, 복음 증거에 모든 삶 바쳐

입력 2019-09-02 00:09

여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세 딸의 중간에 낀 나는 모든 일을 스스로 알아서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스무 살 때 어머니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언니는 시집가고 아무 생각 없이 막 나가는 동생과 둘이 부모도, 돈도, 기댈 사람도 없는 현실은 너무 힘들었다. 확실한 직업을 갖기 위해 간호학과에 진학해서 독하게 공부해 3년간 장학금을 받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대학병원에 취업했지만 힘든 3교대로 몸무게가 40㎏였고 늘 스트레스 속에 살았다.

그러다 차갑고 고집 센 나와 달리 마음이 넓고 따뜻한 남자를 만나 결혼했다. 남편은 시댁과 친정 식구, 그리고 주위 사람들을 위해 돈을 펑펑 썼다. ‘사업을 하는데 저렇게 앞날의 계획도, 경제관념도 없어 어떡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남편은 툭하면 술 먹고 새벽에 들어왔고 자주 부딪히기 시작했다. 어느 날 너무 화가 나 ‘밖이 그렇게 좋으면 밖에서 살아봐’ 하며 이중으로 문을 잠그고 열어주지 않아 떨며 공원에서 잠을 잤다.

함께 사는 동생은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야한 옷차림, 짙은 화장, 술, 나이트클럽. 돈 많은 놈 하나 물면 인생 대박 난다고 날뛰며 알코올 중독에 자살 시도까지 했다. 설상가상으로 남편 사업이 부도나며 집안엔 온통 차압 딱지가 붙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할 수 없이 아이를 유치원 종일반에 넣고 다시 직장에 나갔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힘들 때 도와주지 않는 하나님은 정말 살아계실까?’ 오래 교회에 다닌 내 신앙의 현주소가 드러났다. 새로운 결단을 하고 새벽기도에 나가 부르짖으며 성경 말씀에 집중했지만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증거가 없으니 갈수록 답답하기만 했다. 다시 결단하고 직장까지 그만두고 매달렸다.

그때 막장 삶을 살던 동생이 한마음교회에서 복음을 듣고 변화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도 살고 싶어 즉시 한마음교회로 갔다. 목사님의 말씀을 집중해 듣는데 예수님을 3년이나 따르면서 수많은 기적을 봤던 제자들의 변화된 모습이 내 눈에 확 들어왔다. 만져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겠다던 도마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는 모습에선 내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아! 이거구나. 예수님께서 정말 부활하셨구나! 이분이 창조주 하나님이시구나!’ 부활은 예수님이 하나님이라는 너무나 확실한 증거였다.

그동안 나는 도덕적으로 참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하나님 앞에 서니 막장으로 살았던 동생이나 세상 쾌락을 좇던 남편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나의 주인이 돼 주신 그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악랄한 죄인!’ 그게 내 정확한 실상이었다. 나는 바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마음에 영원한 주인으로 모셨다.

태어나 처음으로 감사와 기쁨의 삶이 시작됐다. 이런 나를 남편은 ‘드디어 미쳤다’며 비웃기도 했다. 어느 날 연락도 없이 외박한 남편을 위해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남편의 주인도 예수님임을 알려주셨다. 새벽에 들어온 남편은 “나! 사는 게 너무 힘들어. 나도 당신과 함께 교회에 갈게” 했다. 성령께서 내 기도에 응답해 주셨다. 드디어 남편도 부활의 증거를 통해 회개하고 예수님께 돌아와 함께 주와 복음을 위해 달려가고, 딸도 학교에 작은 교회를 세워 복음증거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외모에만 빠졌던 동생은 주와 함께 날마다 날아다닌다.

지금 나는 작은 교회를 섬기며 복음 증거에 모든 시간을 투자한다. 가족이 성당에 다니던 동네 분에게 복음을 전해 가족 모두 주님께 돌아오는 놀라운 기쁨도 주셨다. 지독히 고집 세던 나를 살려주시고 가족 모두를 사명자로 인도해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다. 주님이 허락하신 날까지 주님과 동행하며 복음 증거에 모든 삶을 드리리라 다짐한다.

조석현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