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8월 30일] 성령의 감동으로

입력 2019-08-30 00:04

찬송 : ‘내가 매일 기쁘게’ 191장(통 427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2장 25~35절


말씀 : 멜기세덱은 조카 롯 일가를 구하고 돌아오는 아브라함에게 축복한 인물입니다. 그가 어디서 왔고 어떤 사람인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성경에는 종종 이런 인물이 등장합니다. 본문의 시므온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그의 출신이나 나이, 삶의 배경이나 사건 이후 이야기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다”(요 1:11)라는 요한의 진술과는 달리 시므온은 부모의 품에 안겨 성전에 온 40일 된 아기 예수를 알아보고 환영했습니다. 물론 이는 “성령의 감동”으로 가능했습니다.(27절) 우리는 여기서 성령의 감동으로 사는 사람에 대한 두 가지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지극히 평범하거나 비천한 것 가운데서도 그리스도를 봅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가난했습니다. 둘은 천사의 계시로 아들인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고 구세주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장자인 그를 하나님께 드릴 때 비둘기 한 쌍밖에 준비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이들의 행색이 주변의 이목을 끌었을 리 만무합니다. 그런데도 시므온은 성령님의 도움으로 이들의 품에 안긴 아기 예수가 바로 하나님이 보낸 메시아임을 알아봤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에 대해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 안에는 신성의 모든 충만이 육체로 거하시고 너희도 그 안에서 충만하여졌으니 그는 모든 통치자와 권세의 머리시라.”(골 2:9~10)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우리가 고백하는 사도신경의 “하늘에 오르사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란 대목에서 ‘하나님 우편’이 온 우주를 뜻한다고 풀이합니다. 이는 공간적인 개념일 뿐 아니라 우리 인생의 모든 영역을 포함하는 말입니다. 성령의 감동 가운데 살면 악을 선용해 십자가로 구원과 성화를 이루는 하나님의 역사를 붙잡을 수 있습니다. 또 일상에서 역사하는 주님을 보며 주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둘째, 남을 축복하고 장래 일을 말합니다. 시므온은 아기 예수를 안고 기뻐하며 찬양할 뿐 아니라 부모를 놀라게 하는 말을 쏟아냅니다. 마리아에게 건넨 “…칼이 네 마음을 찌르듯 하리니 이는 여러 사람의 마음의 생각을 드러내려 함이라”는 말은 놀라울 따름입니다.(34~35절) 이날 시므온이 예수님에게 한 말은 한마디도 땅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성령님이 준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23년을 살다 5년 전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조국임에도 적응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한번은 너무 힘들어 존경하는 은퇴목회자 내외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때 선배 목회자는 “만약 내가 김 목사 상황이라면 지금 춤추고 다니겠다”고 말했습니다. 성경은 주님을 바르게 믿으려는 이에게 고난이 있고 억울한 일도 생긴다고 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곧 기회의 문이 열릴 것 같으니 기뻐하라는 축복의 말씀이었습니다.

성령의 감동을 진심으로 사모하길 바랍니다. 평범하고 비천한 것 가운데서도 역사하는 주님을 볼 수 있길 바랍니다. 곤고한 이웃을 격려해 믿음의 길을 걷도록 도웁시다. “주 여호와께서 학자들의 혀를 내게 주사 나를 곤고한 자를 말로 어떻게 도와줄 줄을 알게 하시고 아침마다 깨우치시되 나의 귀를 깨우치사 학자들 같이 알아듣게 하시도다.”(사 50:4) 이 귀한 복이 성령의 감동으로 우리 가운데 이뤄지길 소망합니다.

기도 : 모두가 눈이 어두워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할 때 시므온은 성령의 감동으로 주를 환영했습니다. 저희에게도 이 귀한 복을 꼭 허락하옵소서. 고난과 역경에서도 복을 이루는 주님의 역사를 믿고 보며 기뻐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김효종 목사(안성 예수사랑루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