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철웅] 농산업기술, 1조 시대에 도전한다

입력 2019-08-29 04:02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농산업 비즈니스를 하려는 청년이나 기업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기관이다. 대학과 민간기업, 농업인이 개발한 우수 기술의 산업화를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기관이라서다. 최근 늘고 있는 청년들의 농산업 분야 창업에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원군이기도 하다. 이 재단이 내달이면 만 10세 생일을 맞는다. 우수 농산업기술의 사업화를 단계별로 수행하며 많은 성과도 배출했다. 기술이전 건수와 기술이전에 따른 사업화 성공률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섰다. 농산업체의 수출지원을 통한 수출액도 연간 2억 달러를 넘었고, 기술금융을 통한 자금지원도 연간 400억원이나 된다.

설립 초기 몇 명의 역외 창업자를 대상으로 어렵사리 시작한 창업보육 사업도 이젠 전국적인 규모로 성장했다. 신품종 종자보급 확대를 위한 권역별 종자종합처리센터도 올해 말까지 구축을 완료한다. 또 농업분야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농생명 정보통신기술(ICT) 검인증센터도 내년까지는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농산업에 뛰어드는 청년 등 모든 창업자들을 위한 지원책도 그만큼 더 늘어난다. 앞으로도 재단은 본연의 임무인 농산업체의 기술사업화 성공지원을 비롯해 벤처창업 확대, 디지털농업 기술의 상용화 촉진, 종자·신소재 발굴 등 현장 수요가 많은 대형기술의 조기실용화에 더욱 매진해 나가고자 한다. 또한 기술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 확대와 현장적용으로 미래 농업기술의 새로운 가치를 열어가는 데 조직의 모든 역량을 결집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기술이전 건수와 이전 기술을 활용한 사업화 성공률은 크게 높아졌지만 질적인 성과는 조금 미흡하다. 벤처창업 등 사업지원을 통한 직간접적 일자리 창출도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각종 지원 사업을 좀 더 과감하게 펼칠 수 있도록 재단의 명칭 변경이나 개별법 제정도 필요하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지난 10년을 뒤돌아보고, 다가올 10년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를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세워 준비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기술의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겠다. 그래서 농산업 기술사업화를 통해 경제적 부가가치 1조원 시대를 만들어 보겠다.

박철웅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