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년 목사의 ‘예수 기도’ 레슨] 기도는 하나님과 사귐… ‘당신 없이 못 산다’는 마음으로 나아가야

입력 2019-08-29 00:05
서울 서초성결교회 기도실에서 27일 목회자와 성도들이 주님의 뜻을 구하는 친밀한 기도 시간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영성작가 리처드 포스터가 내한해 강의한 적이 있다. 강의 후 문답 시간에 누군가가 그에게 기도란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곰곰이 생각한 뒤 이렇게 답했다. “기도는 하나님과 사귐입니다.”

사귐은 누군가를 만나 친밀함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상대를 더 많이 알아가고 친밀함이 깊어져 서로를 누리게 된다. 거듭난 하나님 자녀는 하나님과 사귐을 쌓아가야 한다. 성경은 분명히 말씀한다.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누림이라.”(요일 1:3)

하나님과 사귐에 기도보다 더 좋은 통로는 없다. 기도로 하나님과 사귐이 쌓일수록 친밀감이 깊어진다. 일찍이 이 사실을 깨닫고 누렸던 영국의 영성가 노르위치 줄리안의 고백을 한번 들어보라.

“주님 자신을 저에게 주소서. 저에게는 주님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오직 주님 안에 있을 때 저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원리부터 체득하라

어떻게 하면 이런 사귐, 기도를 누릴 수 있을까. 무슨 일이든 원리가 중요하다. 원리부터 바르게 배워야 어떤 상황에서든 적용하고 성장하며 재창조가 가능해진다. 쉬지 않는 기도에도 기본 원리가 있다.

첫 번째 원리는 내주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한 자라면 누구에게나 예수의 영, 성령께서 내주(內住)하신다.(고전 12:3)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통해 항상 함께하고 계신 것이다. 성령은 임마누엘이시고 보혜사(파라클레토스-돕는 자, 상담자, 변호자)이시다.(요 14:16~17)

성령은 항상 내 안에서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인도하신다. 기도로 아버지께 나아가게 하고 기도할 것을 생각나게 하며 쉬지 않고 기도하게 하신다. 따라서 쉬지 않는 기도는 성령님께서 내 안에 거하신다는 진리를 의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지금 이 순간 나와 함께하시는 임마누엘, 보혜사이신 성령 하나님을 믿고 느껴보라. “오, 파라클레토스 성령 하나님! 내 안에 거하심에 감사합니다. 충만히 임하소서.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도록 인도하소서.”

두 번째 원리는 가난한 마음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의 대전제는 ‘가난한 마음’이다. 곧 하나님 앞에 내가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요, 한없이 비천한 자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오직 하나님을 바라며 긍휼과 자비를 구하는 것이다.

쉬지 않는 기도는 이런 가난한 마음이 있을 때 가능하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서 우리가 어떻게 항상 깨어 그분께 나아갈 수 있단 말인가. 하나님 없이는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되는 일도 없다는, 아니 한순간도 살 수 없다는 가난한 마음이 있을 때야 비로소 쉬지 않는 기도가 이어지는 것이다.

“오, 키리에 엘레이손!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가난하고 궁핍하오니 주의 귀를 기울여 내게 응답하소서.”(시 86:1)

세 번째 원리는 하나님 자신을 구하는 것이다. 우리의 기도는 대체로 일의 성취나 고민의 해답 등 ‘무엇을 얻고자 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우리가 구하는 것들 중 그 무엇이 하나님 자신보다 중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기도의 우선순위를 바꾸라. 내 소원을 잠시 뒤로하고, 먼저 하나님 자신부터 구하라. 하나님을 향한 신앙고백, 사랑고백, 감사고백부터 드리는 것이다.(시 18:1~2) 쉬지 않는 기도의 목표는 무엇을 얻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하나님과 사귐을 누리는 데 있다.

“나의 목표는 하나님 자신입니다.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어떤 길을 가더라도 나의 사랑하는 주님이 나의 목표입니다. 나의 전부입니다.”(오스왈드 챔버스)

이를 위해 찬양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내주하시는 성령을 느끼면서 ‘아버지 사랑합니다’ ‘좋으신 하나님’ 등의 찬양을 반복하며 집중해 드려보라. 주님은 내 안에, 나는 주님 안에 거하는 신비한 합일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주님으로 인한 충만함을 누리게 되면 해바라기처럼 우리의 영혼이 지속적으로 그리스도께 이끌림을 받고, 더 이상 세상 무엇에 갈증을 느끼지 않게 된다. 삶의 어떤 순간에도 두렵지 않고 평안하고 자유하고 만족케 되는 것이다.

“오, 예수 그리스도시여! 사랑합니다. 주는 나의 주님이시오니 주 밖에는 나의 복이 없다 하였나이다.”(시 16:2)

그분을 즐기자

쉬지 않는 기도는 내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을 때마다 시마다 느끼는 것이다. 주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가난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다. 세상 그 무엇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을 구하고 누리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무엇을 구하는 데 그치지 말자. 이제, 주님을 즐기자!

“당신 입에서 나온 두 마디가/ 내 삶을 바꾸었어요./ ‘나를 즐기렴’./… 기도의 밤 후에/ 그분이 노래하실 때/ 그분은 내 삶을 바꾸셨어요./ ‘나를 즐기렴’.”(아빌라의 테라사)

김석년 목사

<서울 서초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