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8월 29일] 내 연약함을 동정하는 예수님

입력 2019-08-29 00:02

찬송 : ‘죄짐 맡은 우리 구주’ 369장(통 487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히브리서 4장 14~16절

말씀 : 미국 예일대 출신 의료선교사 조지 할리는 오래전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활동했습니다. ‘간타’라는 오지에 도착한 그는 도시의 유일한 의사로서 매년 1만 명의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그는 예배로 복음을 전파하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나도록 부인과 바비란 이름의 아들과만 예배를 드려야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5살배기 아들이 열사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아들을 묻기 위해 관을 홀로 들쳐 메고 숲으로 가는데 한 노인이 따라와 매장을 도왔습니다. 그는 매장을 마치고는 슬픔을 참을 수가 없어 그 자리에서 목놓아 울었습니다. 노인은 매우 놀란 표정으로 한참 물끄러미 보더니 벌떡 일어나 마을로 달려가며 이렇게 외칩니다. “화이트 맨, 그 사람도 우리처럼 운다!”

그날 밤 그와 아내가 미국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마을 추장이었습니다. 추장의 뒤엔 주민 모두가 숙연한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이후 이들은 ‘화이트 맨’이 들려주는 복음을 듣기 위해 매 주일 몰려왔습니다. 아들을 잃고 짐승처럼 울부짖는 그를 보기 전까지 복음은 이들에게 백인을 위한 종교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2000년 전 팔레스타인 언덕에서 처형된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복음 그 자체인 것은 하나님이 우리와 같은 인간이 돼 모든 걸 경험했고, 앞으로 영원히 함께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하나님이 멋진 천국을 예비한 뒤 착한 사람을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와 우리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울고 웃으며 가슴 아파하고 감동했습니다. 배고프고 피곤하며 아픔을 겪었습니다.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오해도 받으며 살았습니다.

본문은 예수님이 각양 시험을 당했지만 죄는 없는 분이라고 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이 부분을 오해했습니다. 시험을 당해도 죄에 빠지는 경험이 없으니 인간과의 공감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마라톤에서 번번이 중도 하차하는 사람과 사력을 다해 완주에 성공한 사람 중 누가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깊이 이해할까요. 예수님은 우리보다 훨씬 더 열악한 환경 가운데 살았고 고난도의 시험과 유혹을 견뎠습니다. 그분이 ‘죄가 없다’는 의미는 주님이 공감하지 못할 깊이나 길이, 강도의 시험이 없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죽음을 딛고 부활해 하나님 보좌 우편에서 우리의 대제사장이 됐습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복입니다. ‘아무도 내 고민을 이해할 수 없을 거야’란 생각은 사실이 아닙니다. 어쩌면 마귀가 주는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의와 권세, 생명을 우리에게 주려고 죄와 저주와 형벌을 감당했습니다. 그분을 우리는 얼마나 의지하고 있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16절) 모든 일에 공감할 수 있는 그분의 보좌 앞에 오늘도, 내일도 담대히 나가는 우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기도 : 우리와 함께하는 ‘임마누엘’인 아들을 보낸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결코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게 하소서. 늘 우리를 체휼하는 주님의 도움으로 천국에 이르는 그날까지 담대하며 평안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김효종 목사(안성 예수사랑루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