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논란이 불거진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로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위기가 현실화되자 코오롱 측은 마지막 희망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에 걸었다. 성분 논란과 별개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FDA에 임상시험을 계속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고 있다.
인보사의 원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은 27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FDA가 지난 5월 3일 당사에 발부한 공문에 기재돼 있는 ‘임상시험 중단(Clinical Hold) 해제를 위한 요구사항’에 대한 응답 자료를 제출했다”며 “(제출한) 자료에는 세포 특성에 대한 확인시험 결과와 최종 제품에 대한 시험 및 품질 관리 시스템 향상 등 시정조치 계획과 제품의 안전성을 평가한 자료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미국 FDA는 티슈진이 제출한 자료에 대해 통상 30일의 검토기간을 가지게 된다. 티슈진은 향후 FDA의 결정 또는 회신이 오는 대로 재공지할 계획이다.
FDA의 임상시험 재개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최규진 인하대 의대 교수는 “FDA에서 티슈진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며 “티슈진은 성분은 당초 제출한 것과 달라도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료 자체가 틀린 상황에서 결과만을 가지고 안전성을 인정해 달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논리”라고 내다봤다.
코오롱 측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허가를 취소했기 때문에 FDA도 그런 기조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반면 한국 식약처가 품목허가를 취소한 근거가 안전성·유효성이 아니라 품목허가 때 제출했던 내용이 허위였기 때문에 안전성·유효성은 별개로 판단해야 한다는 해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보사는 2017년 7월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으나 FDA 임상시험 도중인 지난 3월 치료제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식약처는 지난 3월 31일 코오롱에 인보사 제조·판매 중지를 요청했고, 지난달 3일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FDA 임상시험은 지난 5월 중지됐다.
티슈진의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은 873억원을 날리게 된다. 이번 기업심사위 결정은 상장폐지의 첫 번째 절차다. 상장폐지 최종 확정까진 통상 2년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