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착한 포장 프로젝트’ 중국·베트남서 매출 증가 효과

입력 2019-08-28 04:03

오리온이 중국과 베트남에서 판매하는 봉지 과자의 내용물 양을 늘리자 덩달아 매출도 치솟았다. 포장재 빈 공간은 줄이고 제품량은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가 해외 소비자 호응을 이끈 것이다.

오리온은 지난 5월 자사 인기 제품 스윙칩의 중국 모델 ‘하오요우취(好友趣)’ 내용물을 20% 늘렸다. 그러자 2개월 만에 매출이 이전 대비 75.9% 상승했다. 오리온은 베트남에서도 포카칩 제품 ‘오스타’와 스윙칩 ‘스윙’을 20%씩 증량했다. 두 제품의 7월 매출은 증량 이전과 대비해 각각 17.6%, 8.3% 성장했다.

오리온은 특히 베트남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오스타와 스윙의 지난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 감자 스낵이 인기인 베트남 시장에서 두 제품이 부진하면서 베트남 법인 매출도 18.1% 역성장했다. 그런데 2분기 들어 매출이 급격히 늘면서 오리온은 하반기에 증량 효과를 이용해 시장점유율을 높여 매출 상승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과자 업계에서 기존 제품이 특별한 이유 없이 매출이 오르기는 어렵다. 오리온 관계자는 “가격 변동 없이 제품의 양을 늘려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며 “현지 소비자들도 기업이 먼저 나서서 제품의 양을 늘린 것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리온은 사회공헌활동도 더욱 강화해 본격적으로 중국과 베트남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NGO 월드비전과 협약을 맺고 중국·베트남 300여개 학교에 안전한 학교 환경 만들기 캠페인을 후원했다. 오리온은 2016년부터 베트남 감자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베트남 고향감자 지원’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오리온 내수용 제품에는 진작에 착한 포장이 적용됐다. 오리온은 2014년부터 초코파이 포카칩 오그래놀라 치킨팝 등 16개 제품의 양을 꾸준히 늘려왔다. 제품 내 빈 공간 비율도 환경부 기준인 35%보다 낮은 25% 미만까지 낮추고, 주요 스낵 제품의 포장재 면적도 7~21%씩 줄였다. 증량에 따른 가격 인상은 없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