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음식을 조리할 때 꼭 있어야 할 식재료 중 하나가 오일이다. 추석의 대표 음식 격인 전을 비롯해 각종 지짐, 볶음요리와 생선구이에 없어서는 안 될 기본 요소다. 하지만 지나치게 기름진 식단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혈관의 건강을 위협한다. 또한 발연점이 낮은 오일류를 볶음·튀김 요리에 사용했다간 연기와 함께 인체에 해로운 물질들이 발생한다. 기왕이면 조리법에 맞는 건강한 오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석을 앞두고 건강한 기름의 대표주자인 아보카도 오일에 대해 알아봤다.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 풍부
아보카도는 멕시코와 남아메리카의 더운 지방에서 자라는 열대과일이다. 햇볕이 강렬하고 토양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과일 중의 보석’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아보카도에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11종의 비타민, 14종의 미네랄, 게다가 일반 과일에는 거의 없는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기네스북엔 최고 영양소 함유 과일로 등재된 바 있다.
아보카도 오일은 다양한 요리에 쓰이며 영양소와 풍미를 더한다. 샐러드드레싱뿐 아니라 부침·볶음 같이 열을 가하는 요리에 사용해도 될 만큼 발연점이 높다. 발연점은 기름을 가열했을 때 연기가 나는 온도이다. 조리 시 발연점을 넘어가면 건강에 해로운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따라서 튀김 요리에는 발연점이 높아 잘 타지 않는 기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보카도 오일은 발연점이 271도로 콩기름 241도, 올리브유 190도, 코코넛 오일 177도보다 높다.
아보카도 오일에서 주목해야 할 영양소는 바로 지방이다. 흔히 지방이라고 하면 무조건 해로운 것으로만 생각하고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방은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세포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온을 조절하고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에도 필요하므로 무조건 섭취를 피할 수 없다. 지방은 하루 총 에너지 섭취량의 15~30% 정도를 섭취해야 한다.
또한 지방에도 ‘나쁜 지방’과 ‘좋은 지방’이 있다. 고기의 기름 덩어리나 유제품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은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지방이다.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증가시켜 동맥경화증이나 뇌졸중, 비만 등의 원인이 된다. 가능하면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반면 불포화지방산은 몸에 좋은 지방에 속한다. 고등어 꽁치 참치 연어 같은 기름기 많은 생선과 견과류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나쁜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것을 막아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혈관을 깨끗하게 하고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나 지질 등 노폐물을 내보내는 효과가 탁월하다.
아보카도 오일, 발연점 높아 볶음·튀김 요리에 제격
아보카도 오일은 전체 지방산 중 80% 이상이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은 없어 ‘건강한 기름’이라고 할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으며 외부에서 반드시 섭취해야 하므로 ‘필수지방산’이라고도 한다.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별도로 챙겨 먹어야 한다. 아보카도에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9(올레산), 다가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와 오메가6가 골고루 포함돼 있다
다가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는 DHA·EPA로 구성돼 있다. DHA는 두뇌를 비롯해 눈 망막 조직의 주요 구성 성분이다. 어린이 두뇌 발달, 노년기 두뇌와 눈 건강을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EPA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전(피떡)이 생성되는 것을 막는다. 혈행을 개선해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메가9은 일명 ‘혈관 청소부’로 불린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을 통해 고지혈증 환자에게 유익하다. 오메가6는 관의 염증 억제 효과가 탁월하다. 혈관벽을 튼튼하게 하고 혈전을 예방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요리하거나 그대로 섭취 가능, 하루 세 스푼 이하 적당
아보카도와 아보카도 오일의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1960년 Proceedings of the Society for Experimental Biology and Medicine에 등재된 논문에 따르면, 27~72세 남성 16명을 대상으로 4주간 매일 아보카도를 섭취하도록 한 결과 50%의 참가자들에게서 총 혈청 콜레스테롤이 8.7~42.8% 감소했다.
2014년도 Disease markers에 등재된 논문에서는 아보카도 오일이 심혈관질환 위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쥐 실험을 진행했다. 심혈관질환을 앓는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아보카도 오일(먹이의 7.5%에 해당하는 양)이 섞인 먹이를, 다른 한쪽에는 일반 먹이만을 한 달 동안 섭취하도록 했다. 그 결과 아보카도 오일을 섭취한 그룹의 LDL(저밀도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26% 감소했다. LDL은 혈관벽 안쪽에 파고들어 각종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나쁜 콜레스테롤에 속한다.
2015년 내분비대사학회지에는 아보카도를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낮아지고 고혈압과 제2형 당뇨병(후천적 당뇨병)이 개선된다는 내용이 실렸다. 아보카도의 항산화 성분이 TG(중성지방) LDL(저밀도 콜레스테롤) VLDL(초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대사증후군(당뇨병·고혈압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2014년 인도 ‘코퍼레이션 디지즈 마커’ 학회지에 발표됐다.
아보카도 오일은 샐러드부터 볶음·튀김 음식 등 다양한 요리에 쓰이지만 있는 그대로 섭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돼 있으므로 위나 장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단 고열량이므로 하루에 밥숟가락을 기준으로 세 스푼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아보카도 오일을 선택할 때는 껍질, 과육만 사용해 만든 엑스트라 버진 오일이 좋다. 엑스트라 버진 오일은 최상급의 아보카도 원과를 맨 처음 압착한 오일로 깨끗한 녹색을 띤다.
이범진 드림업 기자 sensation@dreamu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