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영적 메시지가 필요한 곳이면 전 세계 어디든 갑니다”

입력 2019-08-27 18:13
선교오페라단 미칸 단장 임현식 예술감독은 “복음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고 말했다. 선교오페라단 미칸 제공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귀가 하나도 안 들리고 천장이 돌더라고요. 병명이 돌발성 난청이었는데, 병원에서 3주 동안 잠만 재우는 겁니다. 일어나려고 하면 자꾸 세상이 돌고, 그러면서 음악을 못 하게 됐어요. 그때 생각이 났습니다. 예전에 교회에서 지휘하는 걸 보신 목사님이 저한테 신학 공부를 권유하셨거든요. 그릇이 못 된다고 말씀드리고 음악을 계속했는데, 막상 이렇게 되고 보니 목사님 말씀이 떠오른 거죠.”

선교오페라단 미칸(미가엘칸토르) 단장 임현식 예술감독은 그렇게 신학을 공부하게 됐다. 하지만 목회자는 섬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신학대를 졸업한 후에도 자신감이 없었다. 목회는 안 하지만 빚진 심정으로 하나님께 문화사역을 하겠다고 서원하고 그 길을 걷고 있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의 NCD홀에서 임 감독을 만났다.

임 감독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협성신학대학원에서 석사를, 백석대학원에서 기독교음악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기독교음악학회 회장, 남부대 외래교수, 올림교회 전도사를 맡고 있다. 선교오페라단 미칸을 15년째 이끌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독교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소모적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이대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몬 베드로’ ‘다윗과 골리앗’ 등 여러 작품을 준비했습니다. 요즘 교회에서 합창단, 가수들을 초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종합예술형태의 문화사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페레타 뮤지컬이라는 형식을 빌려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2005년 선교합창단으로 시작해 2017년부터 사역의 방향을 바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문화나 음악으로 선교하는 ‘찾아가는 공연’을 시작했다.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요즘에는 사실 대중 음악계에서도 뮤지컬이 차지하는 분야가 많잖아요. 그러면서 사람들이 문화를 즐길 기회가 많아졌는데, 교인들은 그런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무대를 찾을 시간이 없다면 우리가 만들어서 가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상이나 무대는 직접 만들거나 무대 배경을 영상으로 처리하는 등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셋업부터 출발했습니다. 우리가 오페레타 뮤지컬 형식을 취한 이유는 교회마다 무대가 다르고 주어지는 여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볼거리를 제공한다기보다는 메시지 전달에 의미가 있어요. 뮤지컬 형태로 보여주면 성도들이 감동적으로 느낄 수 있겠다, 큰 교회든지 작은 교회든지 주제가 있어야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보거든요. 뮤지컬팀이 온다고 하면 사람들이 모일 기회가 만들어지더라고요. 한 사람이라도 회심한다면 우리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임 감독은 ‘시몬 베드로’를 작품으로 만들면서 1000회 공연의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후속 작품인 ‘엘리압’ 첫 공연도 성공리에 마쳤다. 다른 작품들도 준비하고 있다.

“작품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이 아니라 베드로의 시각에서 해석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시점에서도 작품을 풀어내려고 합니다. 이러한 작품들을 죽기 전까지 계속하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한 가지 고민이 있다면 단원들의 지속적인 헌신이 어렵다는 것이다. 임 감독은 문화사역 후원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나님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조명이 없어서 형광등을 껐다 켰다 하고 마이크가 없어서 스탠드를 세워 공연하고 진짜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든 해외든 우리의 메시지가 필요한 곳에서 공연하면 좋겠어요. 한 사람의 영향을 통해 땅끝까지 복음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이 세우시는 무대로 지경을 더욱 넓혀가길 기대합니다.”

한영배 드림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