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저녁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오르가니스트 홍려희(53·사진 왼쪽)씨가 스승인 고 김찬국 연세대 신학과 교수를 위해 준비한 추모 음악회였다. 연세대 신과대와 김찬국기념사업회가 김 전 교수 10주기를 맞아 음악회를 공동 주관했다.
홍씨는 신학을 전공한 뒤 미국 유학 중 우연한 기회에 오르간 연주자로의 재능을 발견해 오르간 연주자가 됐다.
그가 스승의 별세 소식을 들은 것은 타국에 있던 2009년이었다. 84학번인 홍씨는 입학한 해에 김 전 교수를 만났다. 그는 1975년 독재정권 시절 ‘긴급조치 1호, 4호 위반’ 혐의로 해직(77년 3월~84년 8월)된 진보 신학자였다. 독재정권에 맞서다 투옥과 해직이 반복됐지만 어떤 압력에도 굽히지 않고 묵묵히 그의 길을 걸었다.
홍씨는 “은사님은 민주화 운동을 하는 학생들의 든든한 언덕이 돼주셨다”며 “다음세대에 그분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연주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