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철회 넥슨, 대대적 조직개편

입력 2019-08-23 10:02

매각 불발과 전반기 신작 부진 등으로 침체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넥슨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체질 개선을 꾀한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 지주회사인 NXC 김정주 대표가 올해 초 추진한 넥슨 매각은 지난 6월말 무산됐다. 수차례 입찰 연기를 감행하면서 최적의 인수 대상을 물색했지만 김 대표는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이후 매각 업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지원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사의를 표하면서 올해 업계 최고 화두였던 넥슨 매각설은 일단락됐다.

공교롭게도 매각이 불발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넥슨코리아에 조직개편의 바람이 일었다. 넥슨코리아는 지난달 말 PC온라인사업본부와 모바일사업본부를 일원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결정했다. 이후 김정주 대표가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네오플 창업자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김 대표의 ‘새판 짜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고개를 들었다.

개편된 사업조직은 지난 16일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매각 불발과 조직개편이 겹친 탓에 안팎에서는 둘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지만 복수의 넥슨 관계자는 조직개편이 오래 전부터 검토됐던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한 넥슨 관계자는 “의사 결정 과정을 단순화해 업무 추진력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지스타 불참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2005년 1회 지스타부터 개근을 이어온 넥슨이 올해 돌연 불참한 것은 그만큼 서비스 및 개발 역량 집중이 절실한 상황임을 방증한다. 넥슨(일본법인)은 지난해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넥슨코리아만 떼서 보면 128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넥슨은 10년 이상 된 게임들이 거의 모든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변화를 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