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이상 약물 복용 노인 사망 위험 25% 높아진다

입력 2019-08-20 21:17

약을 5개 이상 복용한 노인의 사망 위험률이 이보다 적은 약을 복용한 노인보다 2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 중복 처방을 방지할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2년 기준으로 65세 이상인 노인 가운데 1년간 270일 이상 약물처방을 받고 입원하지 않은 300만8000명을 분석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연구팀은 5개 이상 약물을 처방받은 사람을 ‘다제약물군’으로 분류해 2013~2017년 추적조사 했다. 분석 대상자 중 46.6%가 5개 이상 약물을 처방받았는데 이들의 입원과 사망 위험은 4개 이하의 약물을 처방받은 노인보다 각각 18%, 25% 높았다.

처방 약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입원, 사망 위험은 더욱 커졌다. 약물을 11개 이상 복용하는 노인은 2개 이하를 복용하는 노인보다 입원과 사망 위험이 각각 45%, 54%까지 높게 나왔다. 처방되는 약물이 많을수록 부적절한 약물이 처방될 가능성도 컸다. 5개 이상 약물을 처방받은 노인에게 부적절 처방이 이뤄질 가능성은 4개 이하 약물을 처방받은 노인보다 33.2% 포인트 높았다. 부적절 처방은 노인이 피해야 할 약물 또는 특정 질환이 동반된 경우 피해야 할 약물을 처방받은 경우를 말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노인 환자의 빈번한 다제약물 복용은 부적절한 약물 사용의 빈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입원 및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동일 성분의 여러 약제가 중복 사용되는 걸 막기 위해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건보공단은 지난 4월부터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10개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시범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