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스 노트10, 출시 전부터 ‘대란’…, 출혈 경쟁과 교체 시점

입력 2019-08-20 04:03
모델들이 19일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KT가 개최한 ‘갤럭시 노트10’ 출시 전야파티에서 갤럭시 노트10을 사용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갤럭시 노트10(이하 노트10)이 출시 전부터 뜨겁다.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삼성전자와 5G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동통신사의 공격적 마케팅과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노트10 예약 판매량은 지난해 노트9보다 1.4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실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트10에 대한 관심이 높은 건 맞지만, 싸게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예약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노트9보다 판매량이 많았던 노트8의 교체 수요 시점이라는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예약 판매 기간 일부 판매점은 10만원 안팎에 노트10을 살 수 있다며 고객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노트10 보조금이 40만원 선으로 잠정 결정된 상황에서 불법 보조금까지 얹어주는 곳이 나타나면서 사전 판매부터 ‘대란’이 벌어졌다. 이통시장 유통 구조상 이통사의 ‘가이드 라인’ 없이 판매점이 독단적으로 보조금을 책정하긴 어렵다. 이통사들이 5G 가입자 확보를 위해 단기적으로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마케팅 비용 부담이 있지만 5G 가입자를 늘리는 게 장기적으로 이통사에 득이기 때문이다. 이통3사의 5G 요금제는 가장 저렴한 것이 5만5000원이다. LTE는 3만원 안팎이다. 최소 2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2분기 이통 3사는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떨어졌지만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증가했다. LTE보다 비싼 요금제를 쓰는 5G 가입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5G 가입자는 200만명을 넘었고, 연말에는 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노트10의 선전이 절실하다. 삼성전자 IT·이동식(IM)부문은 2분기 1조5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갤럭시A 시리즈 판매가 늘면서 점유율은 소폭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나빠진 것이다. 프리미엄 모델인 노트10이 많이 팔려야 이익이 많아진다. 9월에 나올 갤럭시 폴드는 수량이 적어 상징적인 의미만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트10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보조금 상한선 제한이 없어진 상황이라 노트10 대란은 23일 정식 출시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1주일 안에 보조금을 변경하지만 않으면 얼마를 써도 단통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시로 보조금을 높이는 건 삼성전자와 이통3사 모두 부담스럽다. 때문에 판매량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일부 대리점이 치고빠지기식으로 대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장 과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불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한다는 입장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