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헌법상 국회 기능을 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미국 의회를 향해 홍콩사태는 내정 문제이므로 간섭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미 의회가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통과를 추진하며 중국의 홍콩사태 대처를 비판한 데 따른 반발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8일 ‘홍콩 관련 미국 의원들의 잘못된 견해에 대한 담화’라는 기사에서 전인대 외사위원회 대변인이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에 대해 불만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외사위 대변인은 담화에서 “홍콩에서 발생한 폭력 행위는 중국 헌법과 홍콩 기본법 위반”이라며 “미국의 일부 의원들은 홍콩 경찰의 법 집행, 범죄 단속, 사회질서 수호를 폭력 진압으로 왜곡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통과를 위협하는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 정치권은 중국 정부가 홍콩의 민주주의 시위자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최근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통과를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촉구했다. 지난 6월 발의된 법안에는 홍콩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미국 기업과 금융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에 대해 외사위 대변인은 “홍콩의 사회질서와 안정은 홍콩 시민을 포함한 전체 중국 인민의 의지로 만들어진다.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간섭으로도 바꿀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개입 기미를 보이자 사전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곳곳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고 중국의 무력 개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는 시민 1000여명이 모여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지지했고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 호주 멜버른 등에서도 홍콩 시위 지지 집회가 열렸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