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중, 북·러 급박한 ‘작전타임’… 북·미 실무협상 재개 속도 내나

입력 2019-08-19 04:0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강원도 통천 북방 일대에서 실시된 ‘새 무기 시험사격’을 참관하고 있다.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미국의 전술 지대지미사일)를 쏜 것으로 추정된다. 오른쪽은 이 미사일이 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화염을 뿜으며 발사되는 모습. 연합뉴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북한이 중국 및 러시아와 접촉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은 이번 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한·미와 북·중 및 북·러가 각각 실무협상을 앞두고 ‘작전타임’을 갖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오는 20~22일 한국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외교부는 “북·미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지기 위한 양국 간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비건 대표의 방한일은 ‘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이 종료되는 20일로 잡혔다. 한·미 연합훈련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부는 비건 대표 방한과 관련해 북핵수석대표 협의 이외 일정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비건 대표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판문점 등지에서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 비건 대표는 지난 6월에도 극비리에 북측과 접촉해 남·북·미 판문점 정상회동을 조율한 바 있다. 이번에 비건 대표와 북측의 접촉이 성사될 경우 두 달 가까이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북·미 비핵화 협상에 다시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북한은 전통적 우방인 중국 및 러시아와 접촉했다. 김수길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지난 16일 먀오화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 17일에는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만났다.

지난 15~16일에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방북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태성 부상 등을 만났다. 러시아 외무부는 “한반도 지역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전반적인 정치·외교 프로세스의 맥락에서 한반도의 현 정세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중국, 러시아와 잇따라 접촉한 것은 중·러가 ‘뒷배’임을 내보여 대미 협상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6일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미국의 전술 지대지미사일)로 추정되는 ‘새 무기’ 시험사격을 지도하면서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상대로는 불장난질을 해볼 엄두도 못 내게 만드는 것이 우리 당 국방건설의 중핵적 구상이고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