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인간의 조력자… 비용 문제, 인력 감축 아닌 매출 증대로 해결”

입력 2019-08-18 21:40

“로봇은 인간의 작업을 편리하게 하는 ‘조력자’라고 생각해요. 비용 문제는 인력을 줄일 게 아니라 차를 더 많이 팔아서 해결해야죠.”

지난달 17일 BMW 딩골핑 공장에서 만난 대외협력담당 알렉산더 바흐너(49·사진)씨는 “제조현장에 첨단기술이 도입되면 어쩔 수 없는 인력 감축이 뒤따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많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면서 생산인력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생산대수 32만8000대를 기록한 딩골핑 공장은 BMW의 독일 내 최대 생산현장으로, 제조 공정 디지털화의 선두에 있다. 지난해 기준 직원 수는 약 1만8000명이다.

바흐너씨는 “일자리가 없어지기보다 새로운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인력, 기계보다 더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4차 산업기술의 발전을 현장에서 경험하면서 기계와 인간의 협력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흐름에 대해 직원들이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무거운 부품을 들기 위해 허리를 구부리는 등 직원들이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을 도와주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동료들과도 ‘기술이 인간에 대항하는 게 아니라 서로 돕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고 답했다.

BMW의 경우 새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거기에 맞춰 새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바흐너씨는 “딩골핑 공장의 경우 새로운 7시리즈가 나온 2015년을 전후로 새 기술을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BMW는 A·C·E·S(자율주행·커넥티드·전기화 서비스)를 향후 전략목표로 하고 있어 더 많은 새로운 기술이 제조현장에도 빠르게 적용될 전망이다.

공장의 변화는 계속된다. 어떤 첨단기술은 다른 공장에서 먼저 도입할 수 있지만 결국 딩골핑 공장에서도 쓰게 될 것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생각을 하나의 문장으로 이야기하긴 힘들다”면서 “다만 10년, 20년 전에 불가능했던 것이 점점 가능해지는 걸 보면서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충분히 용감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딩골핑=글·사진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