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들려주기 넘어 보여주기까지… AI 스피커의 진화

입력 2019-08-18 22:02
AI 스피커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스피커 제조사들은 사용자들의 취향과 용도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KT ‘기가지니 LTE 2’, SK텔레콤의 ‘누구(NUGU) 네모’, 카카오 ‘카카오미니C’, LG유플러스 ‘U+AI_어벤져스’. 각사 제공

인공지능(AI) 기술이 스피커를 통해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말로 날씨 확인, 음악 감상, 조명 켜기, 택시호출 등이 가능해졌다. 국내 AI 스피커 시장은 스피커와 IPTV, 셋톱박스를 연계해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가 이끌어가고 있다. 이들은 5G 네트워크 환경에서 AI 스피커가 가정에서 사물인터넷(IoT)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연구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AI 스피커를 판매하고 있는 국내 업체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이다. AI 스피커 누적 판매대수는 지난 3월 기준 412만대를 넘어섰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AI 스피커 시장은 오는 2020년 21억 달러(약 2조54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통신사들은 올해도 시즌 특성에 맞춘 AI 스피커와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등 신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KT는 2017년 1월 국내 최초로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선보이면서 지난달 기준 가입자 175만명을 확보했다. 올해 3분기 안으로 누적 가입자 200만명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KT는 지난달에도 ‘기가지니 LTE 2’를 출시했다. 휴가, 캠핑 등 외부 활동이 많아지는 여름 시즌에 맞춰 야외 사용성과 이동성을 대폭 개선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5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사운드 기능도 향상됐다. 하만카돈의 특허 솔루션인 ‘HS 리미터’가 적용돼 풍성하고 파워풀한 저음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LTE라우터 기능을 활용하면 어디서든 나만의 와이파이(Wi-Fi)존을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AI 스피커에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제품이 유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용자들은 원하는 정보를 AI 스피커로부터 음성으로 들었지만 이제는 원하는 정보를 눈으로도 볼 수 있다.

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SK텔레콤의 ‘누구(NUGU) 네모’는 화면을 통해 사용 편의가 대폭 향상됐다. 화면으로 음악 감상을 하면서 노래 가사를 확인할 수 있고, 증권·환율 정보, 사전 등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어린이용 교육 콘텐츠인 ‘핑크퐁 놀이학습 5종’도 제공해 학부모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상어가족’ 노래로 유명한 핑크퐁은 애니메이션, 동요, 게임 등을 통해 한글, 영어, 수학 등을 배울 수 있는 콘텐츠 브랜드다.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oksusu)에서 제공하는 ‘키즈 VOD(주문형 비디오)’를 스피커로 즐길 수도 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5월 내놓은 ‘U+AI 어벤져스’는 마블 팬을 위한 제품이다. 대기화면에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아메리카 등 4개의 캐릭터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블랙팬서와 닥터스트레인지 등 마블 히어로 캐릭터를 최대 20개까지 추가할 수 있다.

사용자가 “캐릭터 액션 포즈를 보여줘”라고 요청하면 원통형 화면으로 마블 히어로가 뛰거나 점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아이돌의 공연을 보여주는 ‘U+아이돌 라이브’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청 가능한 공연영상이 5300여 편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화면을 가진 AI 스피커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와 수요처를 계속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