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기도 화성 주다산교회(권순웅 목사). 공휴일인데도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와 ‘성경에서 배우는 바른 민족주의’ 특강에 참석한 500여명으로 예배당이 북적였다. 이번 행사는 한·일 갈등이 첨예한 상황을 기독교적으로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통찰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도회가 시작되자 대형 스크린에는 구한말부터 현재까지 한국사회가 겪어온 고난과 발전상이 영상으로 나왔다. 연합성가대가 태극기를 흔들며 ‘한라에서 백두까지 백두에서 땅끝까지’를 불렀다.
이어 김요섭 총신대 교회사 교수가 나와 성경이 말하는 민족의 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성경적인 민족의 개념이 배타적 우월의식과 거리가 멀며, 21세기 국제정세 속 성장과 성공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부여해주신 사명을 재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성경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배경은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라면서 “그러나 이스라엘은 잘못된 선민의식과 왜곡된 민족주의로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는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날 첨예한 민족주의 대립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특정 민족이 아니라 만민에게 생명과 은총을 주시고자 한다”면서 “따라서 각 민족의 경계를 정하신 것은 하나님을 알게 하기 위한 것이지 배타적 우월의식을 원하시는 게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민족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으며 복음이 확장되는 틀이자 장이 돼야 한다”면서 “이 사실을 망각하면 하나님마저 상대화시키며 우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광복 74주년을 맞아 한·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상황에서 크리스천은 성경이 말하는 바른 민족의 의미를 깨닫고 겸손과 순종, 회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역사의 주권자이신 하나님 앞에서 민족 복음화라는 영적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순웅 목사는 “군국주의 망령 아래 경제전쟁까지 일으키는 일본을 영적인 문제까지 포함해서 봐야지 단순히 증오와 저주의 대상으로 치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감정적 대처가 아니라 영적 전쟁 차원에서 기도해야 한다는 기독교 정신은 100년 전 발표된 기미독립선언문에도 잘 나타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민족의 진정한 광복과 회복이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가능하다는 역사의식, 로드십(Lordship)을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일본이 회복될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성=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