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겠다”… 극일 주먹 불끈

입력 2019-08-16 04:03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새로운 한반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천안=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의 74주년 광복절 경축사 핵심 문구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다. 광복 이후 압축적 경제성장으로 경제적 번영을 이뤘으니, 이제부터는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경제를 통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국 경제가 위협받는 것과 같은 상황이 다시는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39차례나 언급할 정도로 시종일관 경제강국을 역설했다. 때문에 이번 경축사는 과거 정치 부문에 치우쳤던 연설과는 달리 ‘경제연설’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 서두에서 해방 직후인 1946년 7월, 시인 김기림이 발표한 시 ‘새나라 송(頌)’을 인용했다.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나라의 심장에 철선을 뽑고 철근을 늘이고 철판을 펴자. 시멘트와 철과 희망 위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세워가자”는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는 외세의 침략과 지배에서 벗어난 신생 독립국가가 가져야 할 당연한 꿈이었다”며 “74년이 흐른 지금 세계 6대 제조강국, 세계 6대 수출강국의 경제력을 갖추게 됐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열었고, 김구 선생이 소원했던 문화국가의 꿈도 이뤄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며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도 분단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위한 첫째 목표로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기적처럼 이룬 경제발전의 성과는 나눠줄 수는 있어도 빼앗길 수는 없다”며 “경제에서 주권이 확고할 때 우리는 우리 운명의 주인으로,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면서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목표로는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정학적으로 4대 강국에 둘러싸인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밖에 없다”며 “우리가 힘을 가지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나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하는 ‘사람 중심 상생 번영의 평화공동체’는 우리부터 시작해 한반도 전체와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으로 확장하자는 것”이라면서 정부의 신북방·신남방 정책을 역설했다. 또 “남과 북 사이 끊긴 철도와 도로를 잇는 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한반도의 땅과 하늘, 바다에 사람과 물류가 오가는 혈맥을 잇고 남과 북이 대륙과 해양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된다면 한반도는 유라시아와 태평양, 아세안, 인도양을 잇는 번영의 터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의 역량을 합친다면 각자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8000만 단일 시장을 만들 수 있다”며 “한반도가 통일까지 된다면 세계 경제 6위권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