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47)] 고시영 세기총 평화통일기도위원장

입력 2019-08-16 00:05 수정 2019-08-19 10:04
고시영 목사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의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사무실에서 ‘하나님의 통일’이 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세계 각지에서 한반도 평화 통일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2014년 백두산에서 시작한 기도회는 미국 독일 몽골 태국 대만 등 8개국에서 열여덟 차례나 이어졌다. 기도회엔 현지 교회 지도자들도 참석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마음을 모은다.

기도회는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가 주도하고 있다. 세기총은 이를 위해 2014년 평화통일기도위원회를 조직했다. 위원장을 맡아 기도회를 이끄는 고시영 목사를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세기총 사무실에서 만났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소속 목사인 그는 서울 광진구 부활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하다 2015년 은퇴했다. 현역 시절 예장통합 정책기획위원장을 맡아 총회의 미래 청사진을 그렸다. 은퇴한 뒤인 2017년엔 한국교회연합 통합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사분오열된 연합기관을 통합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의 이력만 보면 통일 운동가로는 새내기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통일에 대한 소신만큼은 확고했다. “목회자라면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하나님의 통일을 꿈꾸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목사들은 하나님의 축복을 통해 통일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래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에 따라 좌고우면하지 않고 평화적 통일만을 향해 교인들과 보조를 맞춰 한 길을 걸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이스라엘과의 통일을 끌어냈던 다윗왕의 업적을 통해 기독교적 통일의 길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무엘 하에 보면 남유다의 다윗왕은 전쟁하지 않고 북이스라엘과 통일한 걸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한 결과죠. 그는 통일의 주역으로 국민을 앞세웠습니다. 정치인의 전유물로 통일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다윗왕이 북이스라엘의 아브넬 장군 일행을 잘 대접했다는 내용도 성경에 나옵니다. 이건 민간차원의 교류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동질성을 회복하는 데는 민간차원의 교류만 한 게 없습니다.”

‘하나님의 통일’을 강조하는 건 우리 역사 속에서 진행됐던 통일 논의를 지켜본 결과다.

“북한은 1950년 6월 25일 무력으로 남북을 통일하겠다는 망상을 품었죠. 보기 좋게 실패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시도였죠. 반대로 김대중 대통령은 가장 평화적인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햇볕정책이었죠. 경제적 지원도 많이 했습니다. 아쉽게도 이 또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은혜를 통하는 길이 유일하다는 답을 얻었습니다. 세기총이 세계 각국에서 기도회를 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새로운 비전을 꺼내놨다. “통일을 위해선 교인들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전국에 1000개의 기도 협력교회를 조직하려 합니다. 기도의 그물망을 만드는 것이죠. 이를 통해 ‘풀뿌리 통일 기도운동’을 전개하고 싶습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