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SNS·동물… 각양각색 다큐의 바다로

입력 2019-08-17 04:05

국내 최고(最古)의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EBS 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포스터)가 17일부터 9일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EIDF는 전 세계에서 모인 다큐멘터리들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통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방식의 영화제다.

‘다큐멘터리, 세상을 비추다’를 표어로 내건 올해 EIDF는 34개국 74편의 상영작들로 꾸려졌다. 동물, 가족 같은 대중적 소재부터 부동산 문제나 안락사처럼 묵직한 주제를 다룬 작품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개막작은 ‘미드나잇 트래블러’(감독 하산 파질리). 아프가니스탄 국영TV PD로 일하던 감독이 탈레반의 표적이 된 후 가족과 피신하는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담아냈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다른 70여편도 모두 개성 넘치는 수작이다. 가령 ‘좋아요 스타’(리자 만델업)는 미국 작은 마을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을 즐기는 미소년의 얘기로 세계를 휩쓴 SNS 열풍을 조명한다. 슬로베니아 밴드의 북한 공연기를 담은 ‘어느 록밴드의 평양 방문기’(모르텐 트라비크)와 마지막 수컷 북방흰코뿔소의 얘기를 그린 ‘마지막 코뿔소’(플로르 판 데르 묄렌)도 눈여겨봐야 할 작품이다.

이번 영화제는 세계 다큐멘터리의 흐름을 담은 ‘월드 쇼케이스’ 외에도 ‘키즈 다큐’ ‘동물을 만나다’ 등 총 12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특히 공식 경쟁 부문인 ‘페스티벌 초이스’에서는 ‘군대’(박경근)를 포함해 마케도니아 캄보디아 라트비아 이란 등에서 모인 12편의 독창적인 다큐멘터리들이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개막식은 19일 경기도 고양시 EBS 사옥에서 열린다. 상영작은 영화제 기간 동안 채널 EBS 1TV나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점,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소극장 등에서 만날 수 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