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연일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북한을 감싸고 도는 반면 동맹인 한국을 압박하는 스탠스를 고수하고 있다. CNN방송이 “북한이 한·미를 성공적으로 이간질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할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9∼10일(현지시간) 납득하기 힘든 시각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한·미 국방 당국의 평가와 달리 “북한은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늘어놓았다.
그는 특히 한·미 연합훈련에 불만을 쏟아낸 김 위원장에 맞장구를 치며 한·미 연합훈련을 ‘워게임’으로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그(김 위원장)는 (한·미 군사)연습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나도 싫어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것(한·미 훈련)을 위해 돈을 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비용을) 되돌려 받아야 하고, 나는 한국에 그렇게 전했다”고 강조했다. 북·미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김 위원장을 감싸면서 한국에 대해선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설명하며 “친서의 많은 부분은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ridiculous and expensive) 훈련’에 대한 불평이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한·미 훈련에 대한 자신의 불만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또 이번 한·미 훈련에 대해 “한국에 다양한 분야를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연습이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비해 이뤄진다는 점을 은연 중에 드러낸 셈이다.
남북한에 대한 이중적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70년 된 한·미동맹의 린치핀(핵심축) 역할을 해온 한·미 훈련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다”고 비판했다. NYT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동맹을 깨는 것이야말로 정확히 평양이 원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NN방송은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한국을 압박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뿐만 아니라 동맹에 헌신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