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한·미 훈련 끝나자마자 협상 희망”

입력 2019-08-12 04: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친서를 보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끝나자마자 만나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11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은 오는 20일 종료될 예정이어서 이달 하순쯤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여름휴가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5시34분과 5시50분쯤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쏜 뒤 15시간이 지난 시점에 트위터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을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만나기를 기대한다”면서 “핵 없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전날에도 “김정은으로부터 아주 아름답고 긍정적인 편지를 받았다”며 “우리는 또다른 만남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실무협상 수준을 넘어 3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하순쯤 재개될 실무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9월 하순 뉴욕에서 열릴 예정인 유엔총회를 계기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고위급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이 뉴욕에서 만나게 된다면 이 회담은 사실상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실무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해도 고위급 회담이 성사된다면 북·미 간 교착 상태를 해소할 동력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의 친서에)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작은 사과(a small apology)도 있었다”면서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되면 미사일 시험발사도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를 한·미 연합훈련이 끝날 때 멈추겠다고 밝힌 것은 훈련 중에는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을 묵인하는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위기에 빠진 것으로 보였던 북·미 대화는 이번에도 두 정상 간 친서 외교가 되살려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는) 인편으로 전달받았으며 북한에서 내 사무실까지 전달되는 시스템이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 등을 통한 북·미 당국자 간 친서 교환 시스템이 정착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