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주도하는 첫 한·미 지휘소훈련 시작, 전작권 전환 대비

입력 2019-08-12 04:02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미 국방부 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이 11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면전 발발 전 위기고조 단계를 가정해 지난 5~8일 진행된 위기관리참모훈련에 이어 한반도 전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11일부터 20일까지 실시된다. 전날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쏜 북한이 훈련기간에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한국군 주도의 대응능력을 평가하는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이 이뤄진다.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는 전작권 전환 이후의 미래연합군사령부 편제로 처음 진행되는 훈련이다. 합동참모본부와 육·해·공군 작전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소속된 한·미 군 참모들이 훈련에 참가한다.

한·미 군 당국은 이번 훈련 명칭을 ‘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이라고 정했다. 키리졸브(KR) 연습을 대체해 실시된 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은 ‘동맹’이라고 지칭했는데, 이번에는 사실상 별도의 훈련 명칭을 정하지 않은 셈이다. 훈련 이후 진행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나친 ‘북한 눈치보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훈련 명칭은 한·미 군 당국이 이미 조율해놓은 상태였지만 막판까지 여러 요소를 감안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외무성 국장 명의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이 군사연습의 이름이나 바꾼다고 이번 고비를 무난히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잘못 짚었다”고 비난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체면이라도 좀 세워보려고 허튼 망발을 늘어놓는다면 기름으로 붙는 불을 꺼보려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벽잠을 제대로 자기는 코집이 글렀다(틀려먹었다)”며 추가 도발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계훈련 중인 북한이 미사일을 또 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발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경택 기자